모임을 만들어보자.
솔메이트는 발레리노 오빠들과 친하다.
가끔 무용 초대권을 받았다.
"릴리, 주말에 뭐해?"
"잉? 암껏도 안해."
"공연갈까?"
"헤비메탈은 싫은데."
"현대무용이야."
"오~~ 굿. 그러자."
어두운 무대에 낮은 조명.
무용수들이 단체로 나와서 그 조용한 무대 위에 앉았다.
하얀 한지를 바닥에 놓고
부채를 만들 듯이 얇게 접었다.
자글자글한 한지 접는 소리.
뒤통수를 한대 맞은 기분이었다.
무엇 때문에 그랬는지는 모른다.
검은 배경의 하얀 한지와 침묵을 닦아내는 한지 접는 소리가 이승 같지 않았다.
20년도 더 이전의 공연이다.
공연의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다.
무용수들의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다.
이상하게 그 소리는 남아 있다.
검은 무대 위에서
하얀 한지가 접히던 소리.
그리고 그날 어둠 속에서
곁에 누가 있었는지도.
갑자기 생각났다.
솔메이트에게 유체이탈 모임을 만들자고 꼬셔볼까?
목적 : 유체이탈, 꿈, 의식, 명상, 기묘한 경험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모임.
회원 : 3명. 회장 미정.
활동 내용 : 미정.
귀환 여부 : 미정.
추가 모집 : 하는 거 봐서.
20년 전에는 다른 모임을 했었다.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료 모임
실제로는 만나서 놀았다.
놀다가 이상한 이야기를 했다.
생각해보니
이번에도 별 차이는 없을 것 같다.
中有/Bardo
죽은 뒤 다음 생을 얻기 전까지의 중간 상태.
나는 이 단어가 좋다.
끝났는데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것들이 있다.
20년이면 충분히 긴 중간이다.
단어의 뜻과 49의 의미는 솔메이트가 첫 모임에서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
첫 모임 운영안
회원 3명.
실험 1: 침대에서 20cm 떠보기.
성공 기준: 미정.
검증 방법: 미정.
귀환 여부: 반드시 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