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 꽃이었나

by초이르바

벚꽃 담으려 나선 산바카라길,
오래된 나무는 무더기로 봉우리 지어 피고
애기나무는 이리저리 뜀박질처럼 퍼져 핀다.
고목의 실낱 줄기에서도 꽃은 붙어서 피고
휘어져 내린 가지 끝에도 휘청이게 핀다.

일 년 중 단 며칠 피는 꽃,
내 생애 꽃은 언제였던가.
내 생애 단 며칠은 언제였던가.
꽃이라 부를 봄날을 헤아려 보지만
꽃이라 이름 붙일 가을날까지 되돌려보지만
나는 내 꽃을 찾을 수 없다.
내 꽃이 하얀 색이었는지
내 꽃이 탐스러운 봉오리였는지
흩어 피는 외로움이었는지
피어난 때를 모르고
피어난 적이 있는지를 모르니
벚꽃 같은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는지 모른다.

겨울 영하의 찬바람마저
꽃잎 드러내려는 기다림으로 맞으며
그 기다림으로 뒷날 꽃잎은 열매와 잎의 추억이다.
기다림과 추억의 한 생애,
나무가 굳게 서야 하는 자랑이다.
아직 꽃망울 트지도 않은 늦나무를 보며
나는 기다림을 생각한다.
내 생애 꽃은
아직 피지 않았으리라 믿으며
미래의 과거를 오늘 속에 꽃으로 담아 본다.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