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노트. 말로 무너졌습니다
섭외는 어려운 일이다. 프로그램 전체의 진행자든, 요일별 코너지기든, 인터뷰를 하고 싶은 작가든 상대방을 설득해야 한다. 콘텐츠의 기획 의도와 출연 시간, 생방송과 녹음 여부, 스튜디오 방문과 전화 연결 여부, 출연료와 주차 지원 여부까지. 섭외의 과정을 하나씩 통과할 때마다 상대방은 정중한 거절의 말을 나에게 건넸다. 생방송이 아닌 녹음으로, 스튜디오 방문이 아닌 전화 연결로, 출연료와 함께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는 나의 노력은 무색해질 때가 많았다. 대부분의 이유는 마이크 앞에서 말을 하는 것의 부담감이었다. 라디오 개편을 앞두고 변화를 주어야 하는 강의 프로그램의 새 강연자인 C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이전 방송에서 그의 강의가 마음에 들었던 나는 그와 함께 일을 하고 싶었다. 내가 그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내가 그라면 어떤 제안에 마음이 움직일까. 그와의 점심을 앞두고 기획안을 다시 썼다. 한 명이었던 강연자를 두 명으로 늘렸다. 강의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면 부담이 줄어들거라 예상했다. 강의 중반에 관련 서적의 낭독을 넣기로 했다. 나의 목소리까지 더해지면 풍요로워질뿐더러, 강연자가 숨을 돌릴 틈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보다 먼저 식당에 도착해서 테이블에 앉았다. 어렵지만, 해보겠다는 답을 C의 말을 기대하면서. 음식이 나오기 전인데도, 어쩐지 그의 표정은 얹힌 듯해 보였다. 새로 작성한 기획안을 골똘히 바라본 C는 나에게 말했다.
“나는 15분 강의를 하는데, 준비에 두 시간이 걸려.”
나는 어쩐지 울컥해져서 그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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