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와 실재가 만나는 지점
이탈리아 북부, 아디제강이 유연하게 휘감아 도는 도시 베로나는 흔히 '사랑의 도시'라 불립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봅시다. 전 세계 연인들을 이곳으로 불러들이는 일등 공신 ‘줄리엣’은 실존 인물이 아닙니다. 셰익스피어는 베로나에 발을 들인 적조차 없죠.
로컬콘텐츠 전문가의 시선에서 베로나는 ‘가장 성공적인 허구의 실체화’를 이뤄낸 도시입니다. 문학적 상상력이 어떻게 물리적 공간에 숨을 불어넣고, 거대한 도시 마케팅의 자산이 되는지 베로나의 골목에서 그 답을 찾아보았습니다.
베로나 마케팅의 핵심은 ‘줄리엣의 집(Casa di Giulietta)’입니다. 사실 이곳은 13세기 ‘델 테를로’ 가문의 저택이었으나, 베로나시는 1900년대 초반 이 집을 매입해 극 중 줄리엣의 가문인 ‘카풀레티’의 집으로 명명했습니다.
신의 한 수, 발코니 증축: 원래 이 집에는 그 유명한 발코니가 없었습니다. 베로나시는 1930년대에 고딕 양식의 석조물을 덧붙여 발코니를 만들었죠. 독자들이 상상하던 '발코니 고백' 장면을 시각적으로 완성한 것입니다.
박제된 역사가 아닌 참여형 콘텐츠: 정원의 줄리엣 동상을 만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 벽면을 가득 채운 연인들의 낙서와 편지들. 베로나는 관광객을 관찰자로 두지 않고,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