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는 위로 자란다
로베르 데스노스의 시 _ 무제
한 장의 나뭇잎이 있었다. 선들로 가득한-
생명의 선
행운의 선
마음의 선-
한 가지 가지가 있었다 나뭇잎 끝으로-
갈라지는 선 생명의 신호
행운의 신호
마음의 신호-
한 그루 나무가 있었다 가지 끝으로-
한 그루 나무 생명의 어엿한
행운의 어엿한
마음의 어엿한-
파이고 뚫리고 구멍 난 마음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한 그루 나무.
여러 뿌리가 있었다 나무 끝으로-
뿌리들 생명의 포도 나무들
행운의 포도 나무들
마음의 포도 나무들-
그 뿌리들 끝으로 대지가 있었다-
그저 그뿐인 대지가
그저 둥근 대지가
하늘로 가로질러 그저 혼자인 대지가
대지가.
대지는 위로 자란다
빛이 대지를 가르니,
나지막이 움트는 생의 기억
생명은 꿈틀거리며
하루를 일으키고
낮은 샘에서 밀려온 박동이
위로 치솟는다
움츠렸던 뿌리들이
하늘을 향해 방사하고
대지는
스스로를
요동치며 말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