賤

2026. 6. 18.

by한상훈

천하다라는 말에는 오래된 역사가 있다. 천하다의 천은 값이 낮다, 싸다에서 출발하고 이것이 하찮다, 별 볼 일 없다 등으로 확장됐다. 천하다의 반대인 귀하다는 비싸다, 중요하다 등의 의미를 가진 것을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결과다. 요즘은 사람을 천하다 부르는 경우가 드물지만(굉장히 심한 모욕으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과거엔 선명하게 천한 사람, 천한 직업을 슬롯적으로 정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인간들이 꺼려하는 일들, 더럽거나, 피를 보거나 하는 것과 관련이 깊었다.


당연하게도 더러운 것을 다루다 보니 그들의 몸은 더러울 수밖에 없고, 안 좋은 냄새가 날 수밖에 없다. 또한 좋은 옷을 입고 작업할 수도 없기에 보잘것없는 옷을 입고 일을 해야 했다. 그렇기에 더러움, 악취, 낡은 옷 등은 그것 자체가 천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천함과 매우 가까운 특성을 가지게 됐다.


만약 당신이 지금이라도 옷을 다 넝마로 만들어 입고 다니고, 몇 주씩 씻지를 않고, 악취 그대로 길거리를 다니면 어떻게 될까? 아마 당신 자체는 천하지 않겠지만 세상은 당신을 천하게 여길 것이다. 대놓고 욕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눈에는 경멸이 실릴 것이고, 코를 막을 것이고, 주변에 가까이 오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것은 당신의 정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당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요소가 천함의 메타포를 소유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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