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2026. 5. 15.

by한상훈

반디 작가님의 고발을 며칠째 읽고 있다. 다른 바카라들과 달리 제대로 읽기 어려웠다. 이유는 너무도 아팠기 때문이다. 마음이 너무 아팠기 때문에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다.


마음 같아선 억지로라도 읽어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서술된 모든 이야기는 마치 내가 겪는 것처럼 아팠고, 그곳에 서술된 사람들은 순박하고 상처받고 소외된 영혼들이었다.


사실 사람들에게 있어서 어떤 사람들이 죽든 말든, 인생 전체가 누군가의 목적을 위해 희생되는 큰 알 바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무관심. 응당 그렇다. 무릇 사람은 자신의 안위, 목숨을 가장 우선하니 말이다. 반면 나는 어리석다. 나는 나의 안위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약속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오직 한 것이라곤 신과의 오래된 대담뿐이다. 어떤 미래로 그들을 위로할 것인지에 대해. 어떻게 그들을 해방할 것인지에 대해.


한참을 그런 시간을 보냈다. 의자에 앉아 오랜 대화를 나눴다. 더 이상 질문도 별로 없다. 오래된 대화에서 답은 거의 다 밝혀졌다.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나는 내가 정한 길을 간다.


때로는 감사했고, 때로는 기대보다 좋았으며, 때로는 실망했다.


있는 힘껏 지긋지긋한 관계의 뿌리를 뽑고 싶기도 했다. 나에게 일말의 좋은 감정도 주지 않는 이들을 끊는 작업은 크게 어렵지 않았지만 동시에 마음속 묻어둔 오래 썩어버린 기억을 빼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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