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이다 25
무언가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림을 잘 그리면 칭찬을 받았고,
공부를 잘하면 인정받았다.
말을 잘 듣고, 맡은 일을 잘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기준을 만들었다.
이 정도는 해야 괜찮은 사람이라고.
이만큼은 해내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누구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하고,
적어도 뒤처지지는 않아야 한다고.
그렇게 살아가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일이 어려워졌다.
무언가를 해냈을 때의 나는 괜찮았다.
잘하고 있을 때의 나는 마음에 들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멈춰 있을 때면
잘못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불안해졌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
누구에게 필요한 사람이지?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나를 바라보는 기준이 늘 바깥에 있었다.
다른 사람과 비교했고, 어제의 나와 비교했고,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나와 비교했다.
그 기준에 닿으면 안도했고,
닿지 못하면 나를 다그쳤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랑받기 위해서 내가 꼭 무언가를 해야 할까.
잘해야 사랑받고, 쓸모가 있어야 인정받고,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여야 소중한 것이라면
나는 쉬는 순간 무엇이 되는 걸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도 나인데.
실패한 나도 나고, 흔들리는 나도 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을 가진 나도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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