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꿈꾸네

UBO Photo essay no.10

by소걸음

개벽 동학 기행을

다시, 꿈꾸네


허 참!

이런 날이!


개벽 기행은

동학 기행은

그 사상 기행은

유적지 탐방이 아니야

그 유적지에 가면서

그 유적지에 이르러

그 유적지를 지나서

가는 길이지

길 안의 길

길 밖의 길

길 위의 길

길 뒤의 길


노을 지나

아득한 저물녘에서

별이 지는 새벽녘까지

낮낮한

들과 산과

강까지

사람들의 골짜기

에도


때로는

그 땅이 두런거리는 이야기

그 나무가 연애하는 속삭임

그 산이 살을 부비는 교성에 귀기울이고*

그 물이 돌돌돌 바다로 가며 날리는 꿈 같은 소리에

맞장구 치고

때로는

'나 때는 말이야!'

다담거리는 이야기,

역사의

그 무섭고 서러운 이야기를 엿듣고

되새김 되새김 하는 일이지

주바카라 없이

눈물 훔치는 일이지


때로는 말이야

유적지는 평상이 되고

우리는

평상 위에 두런두런 앉아서

우리들의 이야기나
그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사람이 살아온, 살아갈 이야기
그 희망을 들어주는 일이지


개벽과 동학

사상 기행은

다시


때로는

무운디!
아따 거시기!
월래!

하늘의 별 따는 소리에
추임새 넣는 일이야

하늘의 달 따는 소리에

어깨춤 추는 일이야

너도 나도 앞다투어

하늘같은 소리 하고 노는 일이지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땅이

사람과 하늘이 얼어루어져서

길을 만드는 길이야


동학의 길은

개벽의 길은

꼭

길 위에만 있어서


겨우 한 가닥 길을 얻어 걸음걸음 험한 길 걸어

산 밖에 다시 산을 넘고 물 밖에 또 물을 건너

물 밖의 물을 지나고 산 밖의 산을 돌아서

바야흐로 들 넓은 곳,

다시 사람의 마을 속으로 들어가는

길


가고

다시

돌아오지

아니함이 없는

길이야


그

동학과

개벽과

사상의 기행

김지하 이문구 송기숙 송기원 임진택 장선우 최창조...

그

길을

지나서...


다시

이런 날이 오네!


생명

살림의

개벽길과 동학길을

다시,

꿈꾸네!


거 참!


다시

꿈꿔!


**2020년 12월 신동엽기념관에서 다시 그 뜻을 확인하고
**2021년에 <다시개벽>에서 '사상기행'을 다시 떠납니다.

**"나무도 산도 연애를 한다"는 이야기는 김지하 시인이 했다는 걸 김형수 시인(신동엽기념관 관장)으로부터 들었습니다. - 알고 보면 이것이, 경물 사고(思考)의 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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