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환 동화 1.
[편집자 주] 방정환이 창작하거나 번안한 동화, 동시, 수필을 연재합니다.
흥순이는 학교 여자 선생님께 갖다 드리려고 풀밭에 가서 어여뿐 꽃을 꺾어 모았습니댜
파랑 꽃 , 노랑 꽃 , 분홍 꽃, 가지각색 꽃을 모아서 묶어 들고 ‘‘이것을 선생님께 갖다 드리면 여선생님이 좋아하시겠지••••••.’’ 하고 미리부터 기뻐하면서 뛰어갔습니다.
드리니까 선생님이 받으시더니 얼굴을 찡그리시면서 “네가 이 꽃을 꺾을 때에 이 어여쁜 꽃들이 아야, 아야 하고 우는 소리를 듣지 못하였느냐 ••• 꽃은 좋지만 그 귀여운 꽃을 위할 줄 모르고 뚝뚝 꺾어 오는 착하지 못한 아이한테는 아무것도 받지 않겠다. 도로 가져가거라." 하셨습니다.
홍순이는 속으로 잘못했다고 생각하였으나 이왕 꺾은 것을 어찌 할 수 없어서 그냥 손에 쥔 채로 울었습니다.
_ <조선일보> 1925년 7월 14일
[편자 해설] 1923년 5월 1일 어린이날에 발표되고, 전단으로 만들어져 배포된 <소년운동의 기초조건(3개항)>(일명 "어린이 해방 선언") 과 <어른에게 드리는 글(7개조)> <어린동무들에게(5개조)> 3개 중 <어린동무들에게>에는 "꽃이나 풀을 꺾지 말고 동물을 사랑하기로 합시다"라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런 뜻을 담은 동화인 줄은 알겠는데, 아마 오늘날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여선생님은 '아동학대죄'나 '어린이 정서 불공감죄'에 걸리지 않았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