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동화, 어떤 생각을 나눌까 일곱 번째 이야기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애써 틈틈이 써낸 글들이 조용히 사라지는 것 같아 잊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용기 내어 다시 글을 씁니다.
조용히 자신의 문장을 붙잡고 있는 작가님들께 이 동화를 선물합니다.
<겨울을 나는 고슴도치> 그 후의 이야기
쓸쓸하면서도 울창한 겨울숲에서 태어나 가시를 달고 자랐고,
한때는 특별한 존재라고 믿었던 나는 고슴도치다.
엄마는 내가 밤마다 혼자 별을 바라보는 모습을 오래 지켜보았다.
아빠는 내가 작은 잎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가시는 남다르구나.”
그렇게 어디에도 맞는 곳이 없던 나의 가시는
겨울을 담은 글을 만들었고 어느새 나는 작가가 되었다.
"겨울을 나는 고슴도치"
그 글에는 내가 있었다.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나.
가시가 있지만 속은 자주 떨리는 나.
혼자 웅크리고 있으면서도 봄을 기다리는 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마음속 작은 온기를 지키고 싶은 나.
처음에는 아무도 읽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유명해지려고 쓴 것이 아니라 나를 찾기 위해 쓴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숲 속 동물들이 하나둘 내 글 앞에 멈춰 섰다.
다람쥐는 도토리를 내려놓고 읽었다.
토끼는 귀를 접은 채 마지막 문장을 오래 바라보았다.
부엉이는 밤새 나뭇가지 위에서 내 글을 소리 내어 읽었다.
“이상하다. 마음이 따뜻해져.”
“고슴도치도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이 글에는 눈 내리는 소리가 있어.”
나는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작은 불씨가 켜졌다.
내 안에만 있던 겨울이 누군가의 마음에도 닿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동안 숲은 내 글을 이야기했다.
“겨울을 나는 고슴도치 읽어 봤어?”
“조용한데 이상하게 남더라.”
“고슴도치가 그런 글을 쓰는 줄 몰랐어.”
나는 조금씩 믿기 시작했다. 정말 특별한 존재라고
하지만 숲의 관심은 오래 머물지 않았다.
어제의 감동은 오늘의 소식에 밀렸고,
오늘 쓴 문장은 내일의 유행에 밀렸다.
내 바카라은 숲 속 작은 바카라장 맨 아래 칸으로 내려갔다.
먼지가 얇게 쌓였고, 바카라갈피에 끼워 둔 마른 잎은 바스러졌다.
나는 그 바카라을 오래 바라보았다.
“내 글은 잠깐만 반짝였던 걸까?”
그때부터 내 글은 조금씩 달라졌다.
조금 더 강하게,
더 뾰족하면서 날까롭게.
가슴을 후벼 파면서 아프게
처음에는 마음을 말하고 싶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눈길을 붙잡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가시를 문장에 더 꽂기 시작했다.
“이번 글은 세다.”
“무섭지만 자꾸 읽게 돼.”
“고슴도치가 변했네.”
숲 속 동물들은 다시 내 글 앞에 모였다.
누군가는 내 글을 읽고 며칠 동안 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누군가는 날카로운 문장에 찔린 마음을 안고, 숲 가장자리의 조용한 샘으로 걸어갔다.
그 샘은 상처 입은 동물들이 말없이 앉아 있다 돌아오는 곳이었다.
관심을 받은 나는 더 멋진 바카라을 만들기 위해 최첨단 AI 붓을 꺼냈다.
AI 붓은 내 손끝이 닿자마자 빛을 냈다.
검은 숲, 부서진 달, 눈물처럼 떨어지는 별,
가시로 뒤덮인 성, 얼어붙은 호수 위에 홀로 선 고슴도치.
차갑고 아름다웠지만 아팠다.
동물들은 말했다.
“와, 이번 바카라은 정말 대단해.”
“고슴도치가 이제 제대로 하는데?”
그러나 밤이 되면 나에게 질문이 돌아왔다.
“이건 정말 내 글일까?”
푸른 화면이 방 안을 비추고 있었다.
벽에는 AI가 만든 글과 그림들이 차례로 떠올랐다.
하지만 진짜 나는 그 앞에서 아주 작게 웅크리고 있었다.
“나의 상처가 담긴 내 글일까?”
“관심이 나를 쓰게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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