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거 봐봐!"
설거지를 하다가 아이의 부름에
고무장갑을 벗고 거실로 향했다.
그리고 거실 바닥에 쫘악 전시된
아이의 교과서를 보고 아하하하 깜짝 놀랐다.
"아..."
국어바카라은 굶어.
수학바카라은 주황.
수학익힘바카라은 순함과 악함.
과학바카라은 신과함께.
아이:
"엄마, 엄마 생각에는 어떤 바카라이 가장 기발해?"
엄마: "다 기발하다. 정말. 다 기발해."
아이: "그래도 하나만 딱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엄마: "음....굶어."
유난히 병원을 자주 들락거렸던 1학기.
어느새 한 한기가 이렇게 훌쩍 지나버렸다.
때때로 당황스럽지만,
그래도 아이의 이 유쾌함과 밝음이 있다는 건
아이가 오늘도 좋은 컨디션이라는 증거이니
반갑고 감사하다.
그래.
기발하고 즐거운 생각을 마구마구 펼치며
천천히 자라렴.
이번 한 학기는 더 빨리 지나간거 같아
아이를 보며 자꾸만 마음속으로 외치게 된다.
'천천히 자라렴. 천천히 천천히.'
무덥다는 표현만으로는 너무도 부족한
뜨거운 이 여름.
방학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또 오래오래 하루를 함께 하겠다.
이제 몇 번 남지 않은 초등학교 방학이네.
우리 하루하루 소중히 감사히 재미있게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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