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징크스

by휴운




*


이상하게도 꼭 그런 날이 있다.


아침에 평소와 다른 옷을 입으면 하루가 꼬일 것 같고, 중요한 일이 있는 날에는 괜히 같은 펜을 찾게 된다. 별것 아닌데도 어떤 행동 하나를 건너뛰면 마음 한구석이 조금 불편해진다.


징크스라고 하기에는 너무 사소한 것들이다.


그래서 누가 이유를 물으면 나도 딱히 설명할 수 없다. 이걸 한다고 일이 잘되는 것도 아니고, 하지 않는다고 반드시 나쁜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저 지금까지 별일 없이 지나왔다는 기억이 몇 번 겹쳐졌을 뿐이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 참 이상하다.


확실한 근거가 없는 것을 알면서도, 익숙한 순서를 지키면 조금 안심이 된다. 중요한 날 아침에는 늘 먹던 것을 먹고, 시험이나 면접처럼 긴장되는 날에는 평소와 같은 길로 간다. 어쩌면 징크스는 미래를 바꾸기 위한 행동이라기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 사이에서 아주 작은 것 하나라도 내 손에 쥐어보려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도 그런 것들이 몇 가지 있다.


남에게 말하면 웃음이 날 만큼 별것 아닌 것들. 하지만 굳이 없애고 싶지는 않다.


살다 보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생각보다 많으니까. 그럴 때 아무런 효력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지키고 싶은 작은 순서 하나쯤은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징크스는 어쩌면 미신보다 조금 더 귀엽고, 습관보다 조금 더 사적인 것이다.


믿어서 지키는 것이 아니라, 지키고 나면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것.


나는 그런 작은 믿음 몇 개쯤은 오래 가지고 살아도 좋을 것 같다.


사실 삶에서 정말 필요한 건 모든 것을 믿지 않는 태도보다, 별것 아닌 것을 믿으며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여유일 때도 있으니까.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아름답게, 아련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