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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불안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된 건 반려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였다. 보호자가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문 앞을 서성이고, 낑낑거리며 기다리는 모습들. 그때는 그 단어가 특별한 경우에만 쓰이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를테면 오랜만에 만난 사람과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도 어딘가 허전한 기분이 남는다. 여행 마지막 날 숙소 창문을 바라보는 순간이나, 정들었던 장소를 떠난 뒤에도 비슷한 마음이 찾아온다. 몸은 이미 다른 곳에 와 있는데 마음 한 조각은 아직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듯한 느낌.
예전에는 그런 감정을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고, 끝난 만남은 끝난 만남이라고. 하지만 마음은 생각보다 단순하게 움직여주지 않았다. 마치 오랫동안 앉아 있던 자리의 온기가 쉽게 사라지지 않듯, 애정을 주었던 것들로부터는 조금 천천히 떨어져 나온다.
그래서 요즘은 분리불안을 꼭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게 되었다. 그것은 어쩌면 내가 그만큼 진심이었다는 증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든, 공간에게든, 시간에게든. 아무런 여운도 남지 않는 것보다 잠시 마음이 뒤따라가는 편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물론 언젠가는 제자리로 돌아온다. 늦은 저녁 집에 도착한 마음처럼, 떠돌던 감정들도 결국은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 다만 그 과정에 조금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생각해보면 분리불안은 떠나지 못하는 마음이 아니라, 잘 붙어 있었던 마음의 흔적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