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대실적

떨어지는 이유

by이영태

10월 8일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되었습니다. 사상최대 매출 195조 영업이익 107조로 엔비디아를 넘어섰습니다. 참고로 엔비디아는 실적발표를 아직 하지 않았지만 매출 151조 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예정일은 11월 17일입니다.


그런데 이날 삼성전자는 종가기준 262,500원으로 약 2%하락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삼성전자 주가하락 이유로 제시하는 명분은 크게 세가지입니다.


첫 번째로는 사상 최대 수준의 3분기 실적(영업이익 발표)이 시장에 공개되었으나, 일부 증권가의 최대 수치 기대치에 미달했다는 이유로 단기 호재가 소멸했다고 해석하는 시각입니다.

두 번째는 외신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 등 빅테크와 달리 삼성전자가 메모리 제조 기반 기업이기 때문에 업황 사이클의 변동성이 크고 지속적인 투자가 들어간다는 점을 들어 저평가의 명분으로 삼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주가를 뒷받침하던 수급 요소 중 하나인 자사주 매입 효과가 일단락된 상황에서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가 여전히 겹쳐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증권가나 방송에서는 위와 같이 '실적 기대치 미달', '메모리 사이클', '거시경제' 같은 외부 재료와 가치평가(Valuation) 프레임만 나열하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저는 실적 기대치 미달, 메모리 사이클, 거시경제라는 세 가지 설명이 수긍되지 않는다고 썼습니다. 그리고 6단계 가설을 다시 세웠습니다. 오늘은 그 가설을 실제 수급 자료에 대 보았습니다. 4월 7일부터 10월 7일까지 123거래일의 투자자별 순매수와 삼성전자 종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설의 앞부분은 자료와 맞았고, 뒷부분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글의 핵심 발견 하나는 고쳐야 했습니다. 저는 "낮은 가격에서 외국인의 진입은 관측되지 않았다"고 썼는데, 구간별로 합산해서 본 탓에 한꺼번에 들어온 날들이 매도에 묻혀 있었습니다. 하루 단위로 다시 보니 달랐습니다.

외국인은 한꺼번에 들어옵니다


외국인이 하루에 1조 원 넘게 순매수한 날은 123거래일 중 11일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11일이 외국인 전체 순매수의 57%를 만들었습니다. 살 때는 덩어리로 사고, 팔 때는 나눠서 팝니다. 가장 낮은 가격에 가까운 진입은 4월 9일이었습니다. 204,000원에서 하루에 2조 원이 넘게 사들였고, 나흘 뒤 이번 구간의 저점이 나왔습니다.


왜 덩어리일까요. 추측입니다만 오버행 논리에서는 자연스러운 결론입니다. 조금씩 사면 가격이 오르고, 오른 가격은 과거 높은 값에 산 개인들의 본전 자리를 건드려 매물을 불러냅니다. 한꺼번에 사면 그 비용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6단계의 마지막, 낮은 가격에서의 진입을 조금씩 쌓는 매집이 아니라 투자의 시작점으로 봅니다.

상승은 한 번에 오고, 개인은 뒤따라 들어옵니다


5월 6일 외국인이 3조 원을 순매수한 날 주가는 14% 올랐습니다. 이후 6주 동안 주가는 266,000원에서 362,500원으로 36% 올랐고, 이 상승의 80% 이상이 외국인이 순매수한 6거래일에 몰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6주 동안 외국인의 순매수 합계는 플러스가 아니라 31조 원 순매도였습니다. 그 물량을 받은 쪽은 개인(약 23조 원)과 기관(약 8조 원)입니다. 외국인이 한꺼번에 들어와 가격을 밀어 올리고, 올라간 가격에서 나눠 팔고, 개인이 뒤따라 받은 모양입니다. 이 과정에서 언론이 분위기를 키웠다는 것이 제 추측입니다만, 기사 수 자료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확인되기 전까지는 추측으로 남겨 두겠습니다.


주가는 6월 중순을 정점으로 꺾여 7월 말까지 43% 내렸습니다. 개인은 이 하락 구간에서도 17조 원을 더 샀습니다. 다만 누가 먼저였는지는 하루 단위 자료로 가릴 수 없습니다. 장이 열리기 전 해외 변수로 가격이 먼저 뛰고 외국인이 따라 샀을 수도 있습니다. "외국인이 끌어올렸다"고 단정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개인의 장부를 열어 보면


4월 이후 개인이 새로 쌓은 삼성전자 포지션을 순현금 기준으로 나누면 주당 약 35만 원입니다. 지금 주가는 26만 원대입니다. 중간에 판 손실이 섞인 현금 기준 평균이라 정확한 평가손익은 아니지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이 숫자가 오버행의 실체입니다. 가격이 그 자리로 돌아오면 "본전이다" 하고 팔고 싶은 사람들이 이미 시장 안에 있다는 뜻입니다.

받침이 빠졌습니다


8월 24일부터 10월 7일까지 기타법인이 14.7조 원, 약 5,580만 주를 순매수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자사주 매입으로 봅니다(추정이며 공시 확인이 필요합니다). 같은 기간 개인이 7조 원, 외국인이 8조 원 순매도한 물량을 사실상 회사가 받아낸 셈입니다. 그 매수가 10월 6일 무렵부터 끊겼고, 실적을 발표한 날 주가는 그 뒤에 내렸습니다.


전문가들이 세 번째로 꼽은 "자사주 매입 효과의 일단락"은 방향이 맞습니다. 다만 왜 중요한지는 외부 재료가 아니라 구조로 설명해야 합니다. 가격과 무관하게 받아 주던 매수 주체가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아직 증명되지 않은 것


두 가지입니다.

첫째, 대형 투자자가 개인의 매물이 적은 가격에서 몰려 들어온다는 부분입니다. 6월 이후 관측 가능한 6번의 진입에서는 이를 지지하는 증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정작 중요한 4월 진입은 4월 7일 이전 자료가 없어 판정할 수 없습니다.


둘째, 외국인은 하나가 아닙니다. 지금도 외국인은 삼성전자의 절반 가까이(46%대, 언론 보도 기준)를 들고 있습니다. 한꺼번에 들어오는 자본과 빠져나가는 자본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제 추측이고, 합산 자료로는 구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가설을 믿지 말고 시험하자는 것이 제 제안입니다. 기준을 미리 적어 둡니다. 자사주 매입이 끝난 뒤 20거래일 동안 종가가 8월 이후의 박스 하단(약 24.9만 원)을 이탈하고 개인이 계속 순매수한다면 "받아줄 사람이 없다"는 가설이 힘을 얻습니다. 박스를 지키면서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선다면 가설은 약해집니다. 한 달 남짓이면 답이 나옵니다.

그래서 독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가설이 맞든 틀리든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행동뿐입니다.


내 단가를 적어 두십시오. 본전이 왔다는 이유만으로 파는 순간 나는 오버행의 일부가 됩니다.


사기 전에 팔 가격과 이유를 정하십시오. 본전이 아니라 가치 판단(예: 파운드리 흑자 전환 같은 구조 변수)에 따른 기준이어야 합니다.


급등한 날의 추격 매수를 경계하십시오. 4~5월에는 외국인이 크게 산 뒤 며칠 동안 개인이 크게 샀고, 그 개인의 단가가 지금의 오버행이 되었습니다.


수급을 볼 때 "받아 주는 주체가 있는가"를 먼저 보십시오. 자사주처럼 가격과 무관하게 사 주는 주체가 있는 동안과 사라진 뒤는 다른 시장입니다. 지금이 그 경계입니다.


소문보다 공시와 수급 숫자를 믿으십시오.

시드타임이 말하는 개인의 가장 큰 우위는 시간입니다. 본전을 서두르는 마음이 그 시간을 시장에 내줍니다. 서두르지 않는 쪽이, 결국 물량을 받아 주는 쪽에 섭니다.


분석 자료: 한국거래소 투자자별 순매수·시세(2026.04.07~10.07), STIER Discussion Note 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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