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눈길을 산바카라하다가)

by이세벽

눈을 밟지 않고 두면

서러운 대로 풍경이 되지만

자꾸 밟아대면 피해 가고 싶을 만큼 더러워집니다


그리움을 그냥 두고 보면

쓸쓸한 대로 마음의 꽃이 되지만

자꾸 버리려 하면 멈추지 않는 눈물이 됩니다


사랑을 가만히 보듬다 보면

아픈 대로 어느새 별이 되지만

자꾸 지우려 하면 참을 수 없는 통곡이 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사람을

밟지 않고 그대로 두면 하나의 풍경이 되지만

생각 없이 자꾸 밟으면 세상이 더러워집니다


어느 한 사람을

그저 바라만 봐줘도 향기 나는 한 송이 꽃이 되지만

자꾸 버리려 하면 세상의 눈물이 됩니다


어떤 한 사람을

보듬다 보면 어느새 별이 되어 세상을 비춰주겠지만

자꾸 지우려 하면 온 우주의 통곡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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