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벽
벌써 당신은
떠날 준비를 마치고
돌아서 우네요
저만치 울면서 가네요
뜨겁고 푸르렀던
추억으로
이 마음 뒤늦게
타오르면
불길처럼 타오르면
그리움에 겨워
하나둘씩 지고 말아요
잊으려고 잊으려고
단 한 번도 사랑한 적 없는 것처럼
아주 잊으려고
편지를 써요
낙엽 편지를 써요
잊히려고 잊히려고
단 한 번도 사랑받은 적 없는 것처럼
아주 잊히려고
편지를 써요
낙엽 편지를 써요
그리움에 사무치어 나뒹구는
마음
하얗게 부서지도록
편지를 써요
이 마음
하얗게 닳아 없어지도록
낙엽 편지를 써요
벌써 당신은
떠날 준비를 마치고
돌아서 우네요
저만치 울면서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