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에 부는 바람

by이세벽


사월에 부는 바람


이세벽



사월에 부는 바람을 두고

사람들은 꽃시샘이라 하지만

나에게는 사나운 사월 바람이

어릴 적 엄마 같아


형들이 모두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마치고 밥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고 있는데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자꾸 이불 속으로 숨는

막내를 깨우던 엄마


사월에 부는 바람은

성가신 엄마의 손길

귀를 막아도 들려오는

얄미운 엄마의 목소리

못 일어나는 막내 등짝

아프지도 않게 때리고

눈물 뚝뚝 흘리는

바보 엄마의 커다란 눈


사월에 부는 바람은

동생을 두고 먼저 바카라가방

들고 집을 나서는 형들을

야단치는 엄마의 얼굴

잠보 막내를 깨워

겨우 밥 먹여 학교 보내고

돌아올 때까지 고샅만

내다보는 엄마의 걱정


사월에 부는 바람은

등교 시간 지나도록

이불 속에서 일어나지 않는

잠 많은 생명을 흔들어 깨우는

성가신 우리 엄마


그리운 엄마



-사월 바람이 왜 사나운지 알아?

산바카라을 하는데 아내가 물어봅니다.

-승질났나!

나는 갈수록 어린아이 같이 단순해집니다.

- 아직도 깨지 않은 생명을 깨우는 중이야. 다들 꽃 피우고 싹을 틔우는데 아직도 자고 있는 애들 깨우려고.

아내가 귀에 쏙 박히도록 알려줍니다.

- 사월은 어릴 적 우리 엄마네.

말하는데 코끝이 찡해오더니 콧물이 납니다.

-왜, 울어. 엄마 보고 싶어서.

아내가 웃습니다.

-아니, 감기 기운 있나 봐.

나는 콧물을 손등으로 훔치며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으면 눈물보다 콧물이 먼저 나는 건가,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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