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를 달며
언젠가 아내에게 선물한 노란 재킷
단추 세 개 떨어진 채
옷장에 걸려 있는 걸 우연히 보았네
몇 해 전 선물했을 때에 비하면
세탁소에 수선을 맡기곤 하는
우리의 마음처럼
색은 좀 바랬어도 아직은 고와
단추만 달면 몇 년은 더
입을 수 있을 것 같아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
소매 단추까지 바꿔야지 하는
마음으로 아내가 좋아하는
진주 같은 단추 일곱 개를 주문했어
배송 확인하려고
쇼핑몰 앱 들락거리다
어쩐지 아내에게
잔소리만 들을 것 같아
취소하려 했지만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네
다행히 아내에게 들키지 않고 배송받은
진주 같은 단추 일곱 개
우리의 첫 만남 같이 수줍고 설레
아내 몰래 버리려던 마음 고쳐먹고
서재 방문 걸어 잠그고 단추를 달다
가끔 소파에 앉아 하던 아내의 바느질이
살다 보면 어느결에 뜯어진 마음
꿰매는 일이었음을 깨닫네
아내의 노란 재킷에 단추를 달아놓고 보니
새 옷 같은 착각이 드는 건 순전히 내 기분일 테지
옷장에 몰래 걸어두면 언젠가 아내가 발견하고
나한테 한 잔소리 퍼부어도 그냥 웃어야지
그래도 아내는 언젠가 뜯어졌던
내 마음 꿰맸다는 걸 알아차리겠지
아내도 가끔 뜯어진 마음을
세탁소에 맡기지 않고 직접 꿰매곤 하니까
잔소리는 안 하고 포즈를 취해줌. ㅎ 얼굴은 빼준다고 공갈치고 올려버렸음.하도 예뻐서 .... 윽
단추 다섯 개 다는데 1시간 반 걸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