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한국 코스피 역대 월간 하락률 탑 6안에 3개나 올라가 있다고 한다.
평생 투자 같은 건 남이 하는 건 줄로만 알았던 내가 주식을 시작한 타이밍이 하필이면 요즘.
다행히 아슬아슬 작년부터 시작했으니 타이밍은 기가 막혔는데.
AI를 쓰다가 얼씨구, 이게 우리의 미래구나, 느끼고 무턱대고 시작하게 됐으니 운이 좋았다고 할까.
문제는... 파는 타이밍을 놓쳤다는 점이다!
시작할 떼 얼마에 팔지 계산하고 해야 한다는 걸 못 배웠기에, 온몸으로 두들겨 맞으면서 배우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 상승장일 때 타고났나 봐,라며 주변에 으스대고 다녔었지만 ‘돌고 돌아 순정’도 아니고 원점으로 돌아와 버렸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폭락, 레버리지 ETF가 나온 후 폭락도 다 참고 견뎠는데 또다시 폭락이라니.
“겁날 것도, 억울할 것도 없다. 언젠가는 나는 다치거나 죽는다. 그게 타짜니까.”
영화 ‘타짜’의 등장인물처럼 폼 잡으면서 말하고 싶지만 시작부터 죽어버리면 어떻게 하냐고!
다행인 점은 쩨쩨한 습성을 버리지 못해 빚을 지고 투자하진 않았다는 점이다. 무턱대고 오르기만 하던 올 상반기엔 내 쩨쩨한 심장을 한탄했었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쓸어 넣으면 두 배, 새 배아냐, 왜 못해, 내가 이러니 큰돈을 못 벌지! 하며 가슴을 쳤지만 폭락의 널을 뛰는 요즘엔 어휴, 다행이다, 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러다 가슴이 남아나질 않겠다.
주식을 하면서 알게 된 건 나란 인간이 얼마나 탐욕스럽고 ‘일희일비’하는가였다.
주식 대가들이 그래프를 분석하기보다 철학, 심리학을 연구하고 산바카라을 하는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주식을 시작하기 전, 은행 예적금만 알던 시절엔 1,2%만 더 줘도 직접 발품을 팔아 은행까지 찾아가 가입했었다. 주식으로 5,6% 이자만 받아도 기분 좋겠다, 하고 시작했는데 수익률이 점점 올라가더니 50%를 넘어가자 눈이 돌기 시작했다. 출발할 때의 생각 따윈 이미 날아간 지 오래.
오호, 이렇게 되면 다른 돈까지 끌어와 두 배를 넣으면 이익도 두 배잖아?
눈이 뒤집히기 직전에 쩨쩨한 심장이 눈알을 부여잡았던 것이다. 그 후로도 이익은 계속 상승했고 내 욕심은 지구를 뚫고 우주로 날아올랐다.
더, 더더더더...!! 묻고 더불로 가!
그러다 펑! 폭락을 맞았고 정신 차려보니 다시 출발점이었다. 어라, 이게 맞나? 어리둥절, 세상은 요지경. 그동안 대폭락을 몇 번이나 견뎠는데 또 폭락이라고?
갑자기 종교가 갖고 싶어졌다. 신이시여...
탐욕을 부리지 않았다면 수익이 10%만 나도 팔고 나서 행복했을 것인데, 이제 달까지 가버렸으니 어떤 것에도 만족하지 못하게 돼버렸다.
날아간 돈의 숫자만 눈앞에 어른어른, 누가 내 돈을 훔쳐가 버린 것 같은 억울함까지 느껴졌다.
내 돈... 모니터에 숫자로만 존재하던 것인데 이토록 상실감이 클지 상상도 못 했다.
주식이 오르면 기고만장, 내리면 의기소침... 매일 주식창을 보며 기분이 조울증 환자 널 뛰듯 했다.
주식으로 패가망신하는 사람들을 비웃었는데 이게 어떤 널뛰는 메커니즘인지 생생하게 몸으로 겪고 말았던 셈이다. ‘투자’를 한다고 해놓고 ‘투기’를 했나 보다.
괜찮다.
인생 ‘공수래공수거’ 아니냐, 담대하게 웃어주리라.
마음을 비우자.
욕심 때문에 망한 걸 알았으니 또 하나 배웠다.
중년에도 배울 게 많으니 이 또한 좋지 아니한가.
하하하.
아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