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맛보는 바카라
메뉴판도 아트북이 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처음 한 건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한 해산물 식당에서였다.
식당에 앉아 메뉴판을 받았다.
그런데 메뉴를 읽기 전에
메뉴판부터 한참 들여다봤다.
뒷면은 나무였다.
묵직하고 단단했다.
손에 쥐었을 때 가볍게 넘기는 종이 메뉴판과는 달랐다.
앞면의 커버에는 뱀가죽 같은 질감이 있었다.
비늘처럼 반복되는 무늬를 손끝으로 만졌다.
바다에서 막 건져 올린 생선의 표면이 떠올랐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메뉴판이 아니라 아트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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