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사소함의 세계 2

by사피엔



치우면 되는 일을

기록부터 남기는,

치명적 사소함의 세계ㅡ온라인 게임이라는 공간.

조용히 처리된 일은 없던 일이 되고,

기록으로 남기면 존재 과시가 되는 곳.



로그북에는 이런 한 줄이 남는다.

“복도 구석에 벌레 사체 출몰. 잘 치우라고 이선생님에게 전달해주세요.”



나이트 근무자들끼리 남긴 그 문장은

일을 끝낸 기록이 아니라

"일을 하고 있다는 표시"다.



어떤 환경은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

먼지 하나에도 기록이 붙고, 흔적이 없으면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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