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텍 'Logitech'

'사소한 일상의 경험을 비즈니스 인사이트로 바꾸는 매일의 기록'

byHITS Brand Lab 김태형
직업 특성상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다.

이른 아침 노트북을 열고 가장 먼저 손을 뻗는 곳은 화면이 아니라 '마우스'다. 그리고 가장 많은 접촉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로 '키보드'다. 매일 수천 번의 클릭과 스크롤을 반복하며, 또 수만 번의 타이핑을 반복하면서도 정작 우리는 이 작은 도구의 존재를 잊고 산다.


사실 키보드의 용도나 쓰임은 단순하다. 텍스트를 입력하는 용도의 어쩌면 단순한 도구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 키보드는 그런 용도,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또각거림, 서걱거림, 보글거림 등의 용어는 키보드의 타건감을 이야기할 때 흔히 쓰는 표현들이다.


예전에 손글씨로 원고를 쓰는 어떤 작가가 특정 브랜드의 펜을 100자루씩 사서 쟁여두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혹여 단종이라도 될까 두려워 그렇게 사두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아마 그에게 그 펜의 쓰임은 단순히 글을 쓰는 도구를 넘어 손 끝의 감각과 감성의 도구였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내겐 키보드와 마우스가 그런 도구다.


얼마 전 키보드가 망가져 새로운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일이 생겼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키보드와 마우스를 교체했다.


전에 쓰던 브랜드는 '로지텍' 이번에 새로 구입한 브랜드 역시 '로지텍'이다.



대표적 사양산업이라는 컴퓨터 주변기기 시장에서 그것도 키보드, 마우스를 팔아서 5조 넘는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있다. 바로 로지텍이다. 바카라상 위를 한번 둘러보라.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손 안에도 어쩌면 이 브랜드 제품이 들려있을지도 모르겠다.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컴퓨터 주변기기 회사로

로지텍의 탄생은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위스 출신의 다니엘 보렐과 이탈리아 출신의 피에를루이지 자파코스타, 그리고 엔지니어 자코모 마리니가 함께 회사를 세웠다. 보렐과 자파코스타는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이더넷을 발명한 로버트 메칼프의 수업을 듣던 중 만났고, 유럽으로 돌아온 뒤 스위스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함께 작업하기 시작한다. 흥미로운 건 이들의 첫 사업 아이템이 마우스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설립자들은 처음에 스위스의 한 대기업을 위한 워드 프로세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집중했으나, 해당 기업이 프로젝트를 취소해 버리는 바람에 시작한 사업아이템이 바로 '마우스'였다.


로지텍이라는 브랜드 네임의 어원도 꽤나 흥미롭다. 소프트웨어를 뜻하는 프랑스어 'logiciel'과 기술을 뜻하는 'tech'를 합쳐 만든 단어다. 처음부터 이들은 하드웨어 회사가 아닌 '기술 회사'를 꿈꿨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컴퓨터 주변기기 시장은 흔히 '레드오션'이라 불린다. 수많은 저가형 복제품이 판을 치고, 기술적 차별화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지텍은 이 진부한 시장을 '라이프스타일'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브랜드로 손꼽힌다. 그들이 어떻게 단순히 '잘 작동하는 도구'를 넘어 '소유하고 싶은 아이콘'을 만들어냈는지, 그 기획의 이면을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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