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수박, 하우스도 안전하진 않았다

애플수박 모종 심는 시기

by농부아내


텃밭에 수박을 키우고 싶지만 면적이 넉넉하지 않다면, 일반 수박보다 크기가 작고 관리가 수월한 애플수박을 추천한다. 애플수박은 지주대나 그물을 이용해 공중에 매달아 재배가 가능하기때문에 공간활용도가 높다.

애플수박 모종 심는 시기는 ‘밤기온’을 기준으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노지 기준으로는 늦서리가 완전히 지난 5월 초순이 안정적이며, 밤기온이 최소 10℃ 이상 유지되는 시점이 적당하다. 공중재배를 한다고 해도 줄기가 길게 뻗고 측지 발생이 활발하기 때문에 최소 45~50cm 간격으로 심어야 통풍이 확보되고 병해를 줄일 수 있다.


2026년 애플수박 재배일지
- 4월 22일 애플, 흑피, 망고 아주심기






올해 3월 말~4월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컸다.

애플수박을 심을 시기가 다가오고 있었지만 모종 판매는 좀처럼 시작되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해 문의를 남겼더니 돌아온 답은 단순했다. 밤기온이 10℃ 이상 유지되어야 판매를 시작한다는 것. 틀린 말은 아니었다. 다만 이미 준비는 끝나 있었기 때문에 나의 조급증이 기다림을 이기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비닐하우스에 심을 계획이었고, 작년에는 4월 11일에 심어도 별 탈 없이 잘 자라주었다. 그래서인지 하우스 텃밭에 들어갈 때마다 팻말만 꽂힌 멀칭을 보는 것이 괜히 흐름을 놓친 것 같았다.


4월 20일, 드디어 모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망설일 틈도 없이 주문을 넣었다. 늘 두세 포기 정도로 시작했던 애플수박을 올해는 종류를 나눠 심어보기로 했다. 애플수박, 흑피 애플수박, 그리고 미니 망고수박. 이름만 들어도 밭이 조금 더 다채로워질 것 같았다. 모종을 주문하고 뒷날 도착했지만, 하우스 일이 바빠 모종상자는 집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4월 22일


4월 22일, 모종삽과 물조리개를 챙겨 하우스 텃밭으로 갔다. 애호박을 심으면서 이미 자리를 마련해 멀칭에 구멍까지 다 뚫어 둔 상태였다. 모종만 심으면 되는데 늦은 판매가 야속했지만, 결국 내 손에 모종이 들어왔으니 이제는 심어보자.


올해는 이상하게 구입한 모종들이 전부 구부러져 있다. 고추, 방토, 가지 모두 구부러져 있었지만, 뿌리를 내리고 햇빛을 쬐니 만세하듯 일어서는 것을 봤다. 그래서 애플수박 모종들도 자리를 잡으면 고개를 드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구멍에서 흙을 덜어내고 물을 부어 흙을 적신 뒤 모종을 넣었다. 다시 흙으로 덮고 뿌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멀칭을 찢어 물조리개 입구로 물을 주었다. 덮은 흙이 촉촉해질 때까지 물을 듬뿍 주었다.


4월 29일


며칠 뒤, 밤기온이 5℃까지 떨어졌다. 하우스 안이라고는 해도 그 온도를 완전히 막아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머릿속으로는 괜찮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괜한 선택이었나 싶은 마음이 스쳤다. 그런데 더 신경이 쓰였던 건 다른 부분이었다. 구부러진 상태로 심어진 모종의 잎이 비닐에 닿아 혹시 열기에 데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낮 동안 달궈진 비닐은 생각보다 뜨거웠기 때문이다.


내 걱정과 달리 열기에 모종들은 예상보다 잘 버텨주었다. 하지만 낮은 밤기온은 피할 수가 없었다. 떡잎 일부가 검게 변해 있었다. 냉해의 흔적이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본잎들은 여전히 푸른색을 유지하고 있었고, 중심부에서는 새로운 잎이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순항 중이다.


5월 3일


곰곰이 생각해보면 매년 같은 시기라고 해서 같은 조건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사는 지역은 이맘때면 밤기온이 올랐기 때문에 냉해는 걱정이 없었다. 몇 년간 텃밭을 가꾸면서 쌓인 익숙함이 방심을 데려왔다.

그래도 이미 심어버린 이상,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물을 주고, 상태를 살피고, 그리고 변화를 기다리는 것. 언젠가 이 줄기 끝에 매달릴 둥근 수박을 떠올리며, 지금은 그저 이 작은 시작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농사는 결국 기다림의 다른 이름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내게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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