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중쇄를 찍자'
주간 만화잡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드라마를 놓쳐서는 안 된다. 마츠다 나오코의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드라마로, ‘중쇄를 찍는다’는 것은 출판한 작품이 인기를 얻어 초판이 모두 팔리고 추가로 인쇄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출판사와 편집자, 작가, 서점, 독자 모두가 행복해지는 마법 같은 주문이다. 드라마에서는 그 중쇄를 찍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간 만화잡지 '바이브스'의 편집자와 작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출판사와 서점, 편집자와 작가 사이의 끈끈하면서도 때로는 적대적인 관계를 꽤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주인공 코코로는 유도 선수 생활을 하다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정리하고 출판사에 취직한다. 운동선수로 다져진 체력과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 덕분에 ‘새끼 곰’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일을 배워간다. 매 회 온라인 게임 동료와 그들이 담당하는 작가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펼쳐지는데, 희망차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때로는 씁쓸해서 다양한 감정을 남긴다. 주인공은 코코로지만 이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인물들의 비중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점도 좋았다. 의욕만 가득했던 신입사원이 작가를 발굴하고 그들과 부딪히며 프로 편집자로 성장하는 과정도 재미있지만, 오히려 내가 오래 기억한 것은 사람마다 일을 대하는 방식이 이렇게나 다를 수 있구나 하는 부분이었다.
코코로는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작가를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함께 좋은 결과를 만들어가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런데 같은 편집부 안에서도 작가를 대하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필요한 부분에서만 조용히 지원하며 작가의 자율성을 지켜주는 사람도 있고, 적극적으로 만나며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는 사람도 있다. 작가를 최대한 존중하다 못해 과하게 모시는 사람도 있고, 철저히 비즈니스 관계로 접근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누가 가장 일을 잘하는 편집자일까. 드라마는 여기에 정답을 내려주지 않는다. 작가마다 성격이 다르고, 작품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작가에게는 지나친 관심이 부담이 될 수 있고, 어떤 작가에게는 적극적인 피드백이 작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이 지점이 회사생활과 참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회사 안의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일을 참 다르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관련자들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프로세스를 하나씩 밟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단 필요한 것부터 빠르게 처리하고 결과물을 보여준 뒤 부족한 부분을 수정하는 사람도 있다. 진행 상황을 꼼꼼하게 공유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커뮤니케이션을 최소화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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