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직 공무원 시험은 회로이론, 전자기학, 전기기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기기사 시험은 여기에 전력공학과 전기설비기술기준이 추가된다. 이 블로그에서는 전기직 시험의 핵심 과목인 회로이론, 전자기학, 전기기기를 중심으로 공부 방법과 개념을 설명하려 한다. 특히 처음 전기공학을 접하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쉽고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내가 전기공학과에 진학한 이유는 단순했다. 수학과 물리를 좋아했고, 두 과목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순수학문인 수학이나 물리학을 연구하기보다는, 이를 바탕으로 실제 기술을 만드는 공학자가 더 적성에 맞을 것이라 생각했다. 당시에는 수학과 물리를 잘하면 전기공학도 자연스럽게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꽤 순진한 생각이었다.
대학에 입학한 뒤 현실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수학과 물리를 잘하는 것은 학교 수업을 이해하고 시험을 치르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만, 그것만으로 전기공학을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대학에서 처음 접하는 전공과목들은 너무 낯설고 어려웠다. 공학 자체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느낄 정도였고,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것조차 버거웠다. 결국 겨우 졸업은 했지만, 전공에 대한 자신감은 점점 사라져 갔다.
왜 대학 전공과목은 그렇게 어렵게 느껴질까?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의 학습 여건이 바뀌기 때문이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생활이 규칙적으로 통제되며 일정 시간 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오면 자유가 주어지며 아무도 내 생활에 관여하지 않는다. 정해진 시간에 공부를 시키는 사람도 없고, 예습과 복습을 꾸준히 하는 학생도 많지 않다. 새로운 내용을 충분히 소화할 만큼의 시간을 투자하지 못하니 전공과목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교재와 강의 역시 초심자에게는 결코 친절하지 않다. 수능 과목은 수많은 출판사와 학원이 경쟁하면서 이해하기 쉬운 교재와 강의를 만들어 낸다. 학교 수업이 부족하면 학원에서 다시 배우고, 이해할 때까지 질문하며 보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학은 다르다. 두꺼운 전공 서적만 봐도 부담스럽고, 원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영어 자체가 장벽이 된다. 번역서를 사용하더라도 문장이 어색한 경우가 많아 읽는 속도가 느려지고 이해도 쉽지 않다. 연습문제도 자세한 풀이 없이 답만 제시되는 경우가 많고, 이론 역시 초심자에게는 필요 이상으로 깊게 설명되어 오히려 핵심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대학에서는 누구도 당신을 끝까지 챙겨주지 않는다. 고등학교에서는 성적이 떨어지면 부모님과 선생님이 원인을 찾고 해결 방법을 함께 고민해 준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그대로 뒤처질 뿐이다. 기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시험을 치르고, 간신히 C 학점을 받더라도 당장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그렇게 한 과목씩 놓치기 시작하면 어느새 전공 자체와 거리를 두게 된다. 나 역시 그 과정을 겪었다.
실제로 나는 대학 시절 회로이론에서 B+, 전자기학Ⅰ에서 C+를 받았다. 회로이론은 내용을 거의 이해하지 못한 채 팀원들의 실력 덕에 좋은 학점을 받은 경우였다.
대학 졸업까지도 나는 전공과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런데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 전기직 공무원 시험 가운데 가장 난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5급 공채 전기직 시험에 합격했다. 공학에는 여전히 자신이 없지만, 수험에는 나름의 노하우를 쌓았고 누군가에게는 나의 경험과 지식이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있다.
학교 수업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내가 어떻게 5급 공채에 합격할 수 있었을까? 이 블로그에서는 내가 시행착오 끝에 찾은 공부 방법과, 처음 전기공학을 배우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공과목을 익히는 방법을 하나씩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