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의 삶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붉은 여왕과도 같다. 제자리에서 현상유지를 하기 위해선 미친 듯이 달려야 한다고,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면 더 빨리 달려야 한다고 재촉하는 붉은 여왕 말이다.
그렇기에 도시에서는 자주 불안해진다. 서 있으면 걷기라도 해야 할 것 같고, 걷고 있다면 달려야 겨우 따라잡을 듯하고, 달리고 있다면 더 빨리 달려야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만 같다.
끊임없이 나를 증명해내야 하는 삶에서는,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을 온전히 누릴 수 없다. 생산적이지 않은 일은 해선 안 되는 일이 되고, 남에게 나를 증명할 수 없는 일은 불필요한 일이 된다.
도시의 생활은 편리하지만 그만큼 결핍을 남긴다. 산업화 이후의 시대만을 살아 온 나같은 '아스팔트 키드'도 어른이 되면 꽃과 나무 사진을 찍곤 한다.
그래서, 사면이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성냥갑 아파트 단지에서 도시로 출퇴근하는 삶을 살다 보면 주기적으로 자연에 대한 갈망이 솟구친다.
인간은 자연에서 난 존재여서일까. 살아본 적도 없는 전원 생활에 대한 향수가 찾아온다. 단정하게 다듬어진 도시의 가로수로는 채워지지 않는 녹색의 숲 안에 작게 존재하고 싶어진다.
자연과 최대한 가까워지고 싶을 때 캠핑을 떠난다. 얇은 천막 하나만 두고 혹은 자동차 하나만 끌고 숲 속에서 낯선 새 소리와 나뭇잎이 바람에 부딪히며 내는 소리를 들으며 잠든다. 도시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어도 콘크리트 벽 대신 키 큰 나무가 둘러싼 곳에서 자연의 품에 안길 수 있다. 비록 여름에는 날벌레와의 사투를 벌여야 하고, 소나기라도 내리면 쫄딱 젖을 각오를 해야 하지만 그런 것조차 유쾌하게 넘길 수 있는 곳이다.
조금의 상처에도 모두가 극도로 예민한 요즘의 신도시 아파트 단지에는 모래 놀이터조차 찾기 어렵다. '안전'처리된 푹신푹신한 바닥과 동그랗게 다듬어진 나지막한 놀이기구밖에 없는 곳에서 아이들은 마음껏 도전하기보다는 조용히 사고 안 치고 있는 법을 먼저 배운다. 깨끗하고 단정하고 '아무 일 없이' 보기 좋고 안전하게 노는 삶의 방식을 배우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아이들의 본성에 맞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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