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했지만 오는구나.
AI가 쓴 글이 버젓이, 은밀히 또는 당당히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전혀 잘못이 아니지만, 모처럼 평안한 휴식을 즐기러 들어간 단골카페에서 '쌉소리개소리너의맘을걸어가' 따위의 AI플리가 들리는 느낌이다.
후킹된 제목을 눌러 들어갔는데 망할 도치와 개박살난 어순, 쓸데없이 비장한 문장들이 가득한 것이다. 탄식과 함께 폰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일러두지만 이건 비난이 아니다. 취향의 문제라 해두자.
글이 아니라 구조를 짜는 데 시간을 넣었습니다. 글은 사람이 쓰지만, 그 결과는 달랐습니다. 고민 그 자체가 만든 병목을 해결하는 지도를 손에 쥔 것입니다. 여기가 이 구조의 핵심입니다. 넘치는 감성이 있던 곳에, 논리가 침투합니다.
AI는 왜케 병목과 침투를 좋아하는걸까. 졸라 네이비씰인가. 하아...난 요즘 이런 문체를 볼 때마다 아침부터 그라탕, 점심에 까르보나라, 저녁에 이삭토스트까지 커피없이 꾸역꾸역 쳐넣은 듯한 느끼함에 토악질이 날 지경이다. 순간히 취향 탓이다. 여러분이 이런 문체에 아무 거부반응이 없다면 그것을 매우 존중하고, 오히려 부럽기도 하다.
대다수의 SNS가 AI백일장으로 바뀌는 가운데, 온라인카지노는 곤조있게 스페셜티 원두를 취급하는 동네 오래된 나무 인테리어 카페 느낌을 유지하는 듯 했다. 그러길 바랐다고 하는 편이 맞으려나. 그러나 아저씨가 갑자기 AI플리를 틀어버리고, 메뉴를 나노바나나로 찍어낸뒤, 더티플레이트아인슈페너 따위의 지랄맞은 메뉴들을 곱상한 나무쟁반에 내어주는 것이다. 시대가 변했으니 그랬다고 끄덕이지만, 그곳에 앉아있기엔 어릴 때 완치되었던 아토피가 재발할 것 같았다. 눈 둘 곳을 모르다 결국 문을 나서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