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 넘쳐나는 서술어를 좀 어떻게 해보자

스타트업을 위한 글쓰기 교실

by박창선

넘쳐나는 서술어를 어떻게 해보자.

자아. 여러분 안녕하세요. 폭풍 성장하느라 정신없는데 글까지 써야하는 여러분을 위한 코너에요. 알리고, 소개하고, 설명하고, 영업하기 위한 여러가지 문장들을 샥샥샥 부드럽게 고쳐볼거에요! 오늘의 뚝딱거릴 문장은 바로오! 이 문장을 들고와봤어요.




어떻게 유저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해 주고 그들의 삶을 나아지게 만들 수 있을 지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습니다.




f4df4f2e89bb6cee8e14288b8231c2f9.jpg자..이걸 어떻게 해야할까.



<분석을 해보자!>


우선 이 문장의 주어부터 찾아볼게요! 음....없네? 주어는 '우리' 겠죠? 다음은 서술어를 한 번 찾아볼게요.... 음.... '멈추지 않는다' 가 서술어인 것 같지만 이 녀석은 눈속임일 뿐이죠. 사실은 '연구합니다.' 가 진짜 서술어죠.


그럼 '우리는 연구합니다.' 가 중심이겠네요. 뭘 연구하는 지 찾아볼까요? 두 가지를 연구하는 것 같아요. 앞에 '어떻게' 가 있잖아요. 그러니 무엇에 대한 '방법'을 연구하나봐요.


뭔가 문장에 이것저것 붙어 길어졌네요. 꿀발라놓은 듯..




<고쳐보자!>


어떻게 유저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해 주고 그들의 삶을 나아지게 만들 수 있을 지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습니다.



무슨 방법을 연구하는 지 살펴보니...


유저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하고, 그들의 삶을 나아지게 만드는 방법을 연구한대요. 우리가 대상으로 하는 건 '유저' 였네요? 그럼


우린 유저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할 방법과 더 나은 삶을 만들 방법을 연구합니다.


원랜 이렇게 쪼개져야 하는데..쌔한 곳이 있죠? 해결할 방법과 만들 방법을 연구한다.... 연구만 하고 실제로 해결하거나 만들진 않는건가? 그래 뭐 그런건 잠시 치워놓고.... 서술어가 너무 많네요! 해결하다도 서술어고, 만들다도 서술어고, 연구하다도 서술어에요. 근데 이 중 연구하다...라는 친구가 가장 소극적인 느낌이에요. 그냥 '연구하다'를 없애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우린 유저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하고, 더 나은 삶을 만듭니다.


오 속이 다 시원해. 하지만... 우리가 종종 도저히 손에 놓지 못하는 단어들이 있기 마련이죠. '연구하다.'를 굳이굳이 쓰고싶다면 해결하다와 연구하다 두 개의 서술어로 분리하여 대구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우린 유저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하고, 삶을 나아지게 만들 방법을 연구합니다.


쓰읍.........허어... 그냥 원래대로 하시죠.(제발) '나이지게 만들 방법을 연구한다.' 는 게 뭔가 장황하고 소극적이어 보여요. 원래대로 가서!


우린 유저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하고, 더 나은 삶을 만듭니다.


이렇게 정리해보죠.



근데 이대로 소비자에게 보여주면 '우리가 유저야?...페인포인트가 뭔데?' 이런 소리가 나올거에요. 유저는 IT업계와 마약판매상밖에 쓰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잖아요. 사용자를 사람보단 하나의 '리소스'로 보는 단어라 그리 좋은 뉘앙스는 아니에요. 좀 더 친근하게 말을 걸 듯 바꿔볼게요.



<다듬어 보자!>

우린 일상 속 불편을 해결하고, 더 나은 삶을 만듭니다.


사실 일상 속 불편이 뭔지, 뭘 더 낫게 만들어 줄 지는 이제 비즈니스 적으로 풀어내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그냥 끝내면 섭섭하니 좀 더 구체적으로 지어내 제 맘대로 적어볼게요.


우린 만남의 장벽을 허물고, 세상의 거리를 좁힙니다.


짠. 이렇게 하니까 뭔가 살짝 감이오죠? 뭔가 비대면 화상 어쩌고 서비스를 한다던가, 통신관련, 커뮤니티 비즈니스 등의 느낌이 스리슬쩍... 서술어를 많이 바꾸었어요. 더 나은 삶이 어떤 삶인 지 설명해주면 좋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해결하다, 만들다'를 '허물다, 좁히다' 로 바꾸었습니다.



Beofre

어떻게 유저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해 주고 그들의 삶을 나아지게 만들 수 있을 지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습니다.



after

우린 만남의 장벽을 허물고, 세상의 거리를 좁힙니다.







<포인트!>


단순히 해결한다! 연구한다! 이런 서술어는 좀 추상적인 느낌이 있어요. 어떤 행동을 하는 지 쉽게 머릿 속으로 그려질 수록 좀 더 와닿는 글을 쓸 수 있답니다.

뭐뭐에 대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 영어로는 about에 해당하겠죠? 틀린 문법은 아니지만, 번역투에 해당합니다. 가급적이면 안 쓰는 편이 좋아요. 가독성을 해치거든요.

유저나, 페인포인트 등 생산자적 언어야 말할 것도 없겠죠?

연구를 멈추지 않습니다. 연구를 멈추지 않을 순 없죠... 좀 쉬어가면서 해야지. 일단 서술어에 뭔가 꼬리가 붙어 길어지는 게 딱히 좋은 방식은 아닙니다. 특히 안그래도 바빠죽겠는 고객들에게 말할 때는 더더더더더 말이죠. 연구합니다. 와 같이 간결하고 명확한 서술어로 바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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