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아닌 불면증에 시달리기 시작했던 건 2년 전이었다. 심리상담을 시작한 시기와 비슷하게 증상이 시작되어 이를 단순한 심리적 문제로만 생각했다. 다음날 해야 되는 일이나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오면 순식간에 생각이 몸집을 키우고 더 이상 내가 막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스위치라도 있으면 꺼버리고 싶을 정도로 생각을 멈추는 행위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몸이 이상반응을 일으켰다. 고요해서 숨소리까지 거슬리던 밤이었다. 평소처럼 쉽게 잠에 들지 못해 뒤척이며 누워있는데 몸의 감각들이 너무 또렷한 것이 느껴졌다. 그러더니 갑자기 벌레가 다리를 타고 기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화들짝 놀라 손바닥으로 다리를 내려쳤다. 벌레라니. 그 당시 내 방에는 바카라이 너무 많아 바카라장으로 가지 못한 바카라들이 바닥에도 쌓여있었다. 바카라이 많아지니 바카라벌레라는 생각지도 않은 손님이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바카라 사이에서 나타나는 벌레라니. 혹시 바카라의 영혼을 먹고 자라난 것은 아닐까 쉽게 죽이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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