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나무는 조각할 수 없다
朽木不可雕也.
후목불가조야.
사람도 마찬가지다.
처음 이 문장을 읽었을 때
나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나무와 사람을 비교할 수 있지.
사람은 누구나 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시간을 주고, 마음을 주고,
기회를 주면 달라질 수 있다고.
그런데 살아보니
내 생각이 조금씩 틀렸다는 걸 알게 됐다.
나무도 다 같은 나무가 아니었다.
결이 다르고
단단함이 다르고
조각하기 좋은 나무가 있는가 하면
아무리 좋은 칼을 대도
조각조차 할 수 없는 나무가 있었다.
사람도 그랬다.
누군가는 한마디면 돌아보고
누군가는 열 번을 말해도
자신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누군가는 미안하다고 말한 뒤 달라졌고
누군가는 미안하다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
그제야 알았다.
사람에게도 분명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차이.
논어에는 이런 말이 있다.
過而不改 是謂過矣.
과이불개 시위과의.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이
진짜 잘못이다.
생각해보면
사람을 망가뜨리는 건
한 번의 잘못이 아닐지도 모른다.
잘못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 마음.
상처를 주고도
상대가 예민하다고 말하는 마음.
기회를 받고도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마음.
그때부터 사람은
조금씩 썩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제는
모든 사람이 변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쉽게 포기하지도 않는다.
사람을 바꾸는 것은
내가 건네는 말이 아니라
그 사람이 품고 있는 마음이니까.
공자의 말이 차갑게 느껴졌던 날보다
그 말이 이해되는 날이
조금 더 어른이 된 날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