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사방이 막혀 있었다.
출구는 보이지 않았고, 커다란 거울 두 개가 양쪽 벽에 붙어 있는 이상한 방이었다.
두 개의 거울은 서로 마주 보고 있어서 반사된 피사체가 무한 반복되어 보이며, 마치 거울 속에 빠져버린 느낌이 들었다.
그들에게 낯선 공간이 주는 거부감은 없었다.
수아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신기했는지 거울 앞에서 포즈를 바꿔가며 소리 내어 웃었고, 태우도 그런 수아를 바라보며 웃었다.
어느 순간, 수아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처음에는 자신이 뭔가를 잘못 본 줄 알았을 것이나,
"저게 뭐지?"
하는 태우의 말에, 그제야 소스라치게 놀라 뒤로 물러섰다.
거울 안에서 뭔가가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인데, 그것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사람은 아니었다.
그것은 길쭉한 얼굴에 머리털이 없었고, 뾰족한 귀와 입을 비집고 나온 이빨이 어느 영화 속 요괴를 연상케 했으며, 허리를 잔뜩 굽힌 이상한 몸짓으로 거울을 하나씩 넘어오고 있었다. 더 괴이했던 것은,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인데, 상대의 감정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은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을 보는 느낌이었지만, 손바닥에 붙어 있는 큰 벌레 같은 게 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비정상적 메커니즘이 수아를 더 경악케 했다.
요괴가 뒤뚱거리며 마지막 거울을 넘어왔다.
꿈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현장이 생생했기에, 그 공포가 살갗을 베어 버릴 것처럼 날카로웠고, 숨이 막혀버릴 것만 같았다.
두려움의 냄새를 맡은 것일까?
요괴가 손바닥에 박힌 눈을 히번덕거리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수아, 정신 차려!"
넋이 나간 수아를 향해 태우가 소리쳤다.
"내가 막아볼 테니까. 수아는 꿈에서 나가."
"안 돼... 그럴 수 없어요."
수아는 두려웠지만, 꿈에서 나갈 수는 없었다.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기철의 꿈에서 나가버린다면, 자신과 분리된 태우의 자아는 소멸될 게 분명했다. 그것은 찢어진 택배상자에서 빠져버린 냉동식품 같아서, 보낸 이와 받는 이의 정보가 사라진, 반품할 수 없는 음식쓰레기에 불과할 것이다.
수아가 기철의 꿈속에 다시 들어간다고 해도, 분리된 태우의 자아와 다시 연결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결국, 자아가 소멸된 태우는 현실에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식물인간이 되어 죽어갈 것이다.
"함께 나가요."
"아니야. 위험하다고 매번 나갈 수는 없어. 이곳에 있는 단서를 찾아야 해. 이러다 둘 다 위험해, 어서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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