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질문을 받고 대답하다 보면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더 명확하게 알게 된다.
얼마 전 여성기업확인서를 받기 위한 비대면 실사를 하면서 그랬다. 나는 그저 내가 실제로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인지 확인하는 간단한 절차라고 생각했다. 내가 하는 일과 앞으로 할 일, 지금까지의 경력이 이 사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명하면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질문에 하나씩 답하다 보니 내가 내 사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오히려 더 잘 보이기 시작했다. 말하면서도 어딘가 어색한 부분이 있었고, 반대로 꼭 더 설명하고 싶은 부분도 있었다. 누군가에게 내 사업을 소개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내가 나에게 내 사업을 설명하는 시간에 가까웠다.
상담해 주시는 분이 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자본을 준비했는지 물었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현금으로는 20만 원 정도 썼습니다.”
말하고 나니 조금 민망했다. 자본금을 물었는데 이번 달 생활비 일부를 대답한 사람 같았다. 그래도 당시의 나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사업자 등록을 하면서 명함과 로고를 만드는 데 쓴 현금 20만 원. 그것이 내가 이 사업에 투자한 전부라고 여겼다.
그런데 대화를 이어가다 보니 내가 빼놓은 것이 너무 많았다.
매일 업무에 사용하는 노트북이 있었고 모니터와 바카라상도 있었다. 매달 결제하는 각종 소프트웨어 사용료가 있었고 일을 배우기 위해 산 바카라과 강의를 준비하며 만든 자료도 있었다. 기업과 학교에서 강의하고, 글을 쓰고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쌓은 경험도 있었다.
무엇보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처음 해보는 일을 맡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헤맸던 시간, 결과물을 몇 번씩 다시 만들었던 경험, 잘되지 않은 기획을 붙잡고 고민했던 밤도 모두 지금의 사업을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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