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별
불이 꺼지고 별이 켜졌다.
같은 하늘에 있는 별인데
하마터면 없다고 생각할 뻔했다.
세상 빛이 너무 밝아 못 본 거였다.
아이가 모은 용돈은 어떻게 쓰든 건드리지 않는다. 누군가로부터 받은 용돈의 10%만 아이 손에 주기 때문에 아이의 선택을 존중한다(나머지 돈은 저축하거나 필요한 소비 아이템을 같이 정해 쓴다). 얼마 전, 첫째가 글쓰기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았다. 상금으로 10만 원을 받았다. 품앗이처럼 오가는 돈이 아니라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얻은 수익이라 생각해 아이에게 주도권을 주었다. 아이는 먼저 왕할머니를 위해 고급 연양갱을 한 상자 샀다. 주말에는 가족들을 위해 치킨을 시켰다. 5만 원이 남았다.
아, 이걸로 뭐 하지? 정말 내가 맘대로 써도 되지?
아이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은지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며칠을 그 이야기였다. 하루는 게임 아이템을 살 거라 하고, 하루는 자기 방에 어울리는 소품을 살거라 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결심한 듯 돈을 꺼냈다. 포켓몬 카드 두 팩을 사는 것. 왕할머니 간식을 고르고 치킨을 먹을 때까지만 해도 흐뭇하던 마음이 단숨에 찌그러졌다. 무슨 종이카드 두 팩이 4만 6천 원이나 하냐는 말이 튀어나왔지만, 다시 마음을 고쳐먹었다. 어떤 선택이든 스스로 경험해야 깨닫는 게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인터넷 검색으로 자신이 원하는 카드 팩을 주문했다. 그걸 고르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모른다. 배송을 기다리며 아이가 느낀 시간은 얼마나 길었을까 싶다.
이틀 후에 택배 상자가 도착했다. 택배 상자에서 카드 팩 하나, 하나를 뜯을 때마다 흥분의 도가니였다. 내 눈에는 쌓여가는 쓰레기만 보이는데 아이 눈에는 번쩍이는 카드만 보이는 모양이었다. 150장의 카드 중에서 아이가 골라낸 카드는 단 15장의 카드였다.
남은 건 뭐야? 다 쓰레기인 거야?
만족감으로 충만한 아이의 얼굴을 보며 딱딱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엄마, 그렇게 말하지 마요.
울먹이며 내 눈치를 보는 아이에게 너무했나 싶었으나, 수북한 카드들이 거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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