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된 김에 교토

허물지 않고 새롭게 '신풍관'

by노푸름

허물지 않고 새롭게, ‘신풍관(新風館)’

벌써 교토에서 3일이 훌쩍 지났다. 오늘은 숙소를 옮기는 날이다. 한 숙소에 머무르면 캐리어를 다시 싸서 옮겨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지만, 교토의 다양한 숙소를 경험하고 싶어 일부러 두 곳을 예약했다. 이번에 옮기는 숙소는 교토역에서 네 정거장 거리의 카라스마오이케역 부근으로, 현대적인 도심과 문화 지구가 혼합돼 쇼핑과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좋은 위치였다.


숙소에 택시로 도착해 예약자명을 말하니, 예약이 안 되어 있다고 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예약 번호를 보여주니, 프론트 직원은 '역시'라는 표정으로 설명해 주었다.

"같은 이름의 숙소가 10분 거리에 하나 더 있습니다. 여기가 아니라 그곳을 예약하셨네요.“


이런 낭패가 있나. 다시 주소를 찍어보니 택시로 10분 거리다. 덜컥 일본의 살벌한 택시비가 걱정됐다. 다행히 우버 프로모션 기간이라 첫 이용은 50%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런 사소한 실수에 소중한 행운 티켓을 쓴 것 같아 아깝긴 하지만, 내게 주어진 오늘의 행운을 소진하는 것도 내 바카라임을 다 하는 것이니 괜찮다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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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제대로 찾아간 숙소에 짐을 맡기고 주변을 구경하기로 했다. 첫 목적지는 '신풍관(新風館)'이었다. 신풍관은 에이스 호텔 교토(Ace Hotel Kyoto)와 상업 문화 시설이 결합된 복합 문화 공간으로, 호텔 투숙객과 쇼핑몰을 찾는 손님, 그저 지나가는 사람까지 누구나 이 공간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곳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 이유는, JJ가 평소 즐겨 읽던 건축가 구마 겐고가 설계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구마 겐고의 바카라을 읽던 JJ에게 어떤 건축을 하는 사람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자연의 건축가야. 나무나 흙, 돌을 주재료로 써서 건축해. 그게 참 어려운 건데."

JJ는 구마 겐고가 설계한 제주의 포도 호텔을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교토의 신풍관도 그가 추천한 코스였다.

신풍관은 한자를 그대로 풀면 '새로운 바람의 집', 새로운 문화와 흐름을 불러오는 공간이라는 뜻이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역사적 건축, 현대 브랜드, 도시 문화를 하나의 공간에서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브랜딩 건축 사례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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