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밤

by오랑

익숙함은 어느 황량한 공원을

고요히 거닐며 돌고 돌아

마침내 나를 때리고 주저앉히었다


죄의식을 뜯어 삼키고

멀뚱히 미적거리던 사이

세상은 급속히 녹아내리고 있던 것이다


아픔도 익숙하고

그럼에도 살갗이 찢기니 울부짖고

그 울음마저 익숙하다며

스스로를 한심해하는 거울 속 시선은

그 또한 익숙한 꼴이다


두 눈이 쓰라린 밤이며

익숙한 듯한 밤이며

실은 익숙해지지 않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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