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의 AI 영화감독 데뷔기
일곱 번째 프롬프트. [세상에 없는 자동차 만들어보기]
AI 영상을 테스트하던 시기에 내가 고려해 볼 것은 영화에서 자주 사용되는 문법들을 AI에서도 재현할 수 있느냐였다. 예나 지금이나 영화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사물은 역시나 자동차다. 광활한 들판을 질주하는 카우보이가 유행하던 웨스턴 시절에는 말이 그 역할을 대신했지만, 자동차가 대중화된 이후로 이 사물은 영화의 액션에 빠지지 않는 요소가 됐다. 자동차는 빠르고, 적당히 크고, 사치재이기도 하면서 필수재이기도 하다. 부서졌을 때 산산조각 나는 게 액션에도 잘 맞는다. 교통사고라는 사건 자체가 영화에서는 빠질 수 없는 사건의 실마리, 클리셰가 되기도 한다. 조수석과 운전석은 그 밀폐성으로 인해 스릴러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로맨스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현대 영화가 자동차에 얼마나 많은 것들을 빚지고 있는지 모른다.
Veo 3가 초기에는 너무 값비쌌기 때문에 제미나이 유료 구독자에게 주어지는 일부 특전과 테스트 크레딧을 활용해서 몇 컷 찍어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AI가 자동차를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알아볼 겸, 또한 광고 영상에 준하는 연출이 가능할지도 알아볼 겸 가상의 자동차를 하나 만들어 보기로 했다.
평소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라인업인 아이오닉 시리즈 디자인을 좋아했던 터라 ‘IONIQ 7’이라는 가상의 고성능 전기차 세단을 설정하고 레퍼런스 이미지를 GPT Image로 출력한 뒤 영상으로 제작해 보았다. 어차피 출시되지도 않을 가상의 차량이니 말도 안 되는 기능도 넣어보기로 했다. 가령 범퍼에서 프로젝션 빔이 나오는 ‘시네마틱 빔 시스템’이라던가, 자동차를 세워만 두면 알아서 충전되는 ‘전기차 무선 충전 시스템’ 같은 것들이었다.
우선 영상을 만들기 전에 주연이 될 자동차의 레퍼런스 이미지부터 뽑는다. AI 영상이나 이미지를 만들 때, 대중에 널리 퍼졌거나 잘 알려진 대상을 생성케 하면 보다 퀄리티가 좋다. 고성능 자동차는 아무래도 워낙 자동차 잡지나 모터쇼 같은 곳에서 나온 고화질 데이터가 많다 보니 프롬프트를 아무렇게나 써도 디자인이 잘 나오는 편이다. 다만 같은 디자인의 자동차를 배경을 바꿔가며 계속 등장시키는 건 별개의 문제다. 초기에 내가 뽑은 자동차 디자인 시안은 3개 정도였는데, 하나는 질감이나 형태는 괜찮았지만 너무 투박해서 제외했고, 마음에 드는 자동차 디자인은 자꾸만 어디서 본 것 같은 모델을 떠올리게 했다. 은색으로 뽑혀 나온 차량은 람보르기니 우르스를 떠올리게 했으며, 검은색으로 뽑힌 고성능 모델은 테슬라의 모델 3을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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