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는데 최근 들어 골머리 앓는 일도 생겼다. 언제나 그렇듯 가족이 연관된 일은 처리하기가 힘들다. 돈이나 시간문제가 아니다. 냉철하게 일을 밀어붙이기엔 엮인 사람들의 사정을 잘 알아서 자꾸만 대안을 생각하느라 가랑비에 옷 젖듯이 상황이 더 악화되어 가는 것이다. 옳은 줄은 알지만 선뜻 나서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마냥 방치해 둘 수는 없는 그런 일들을 마주하면 절로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20여 년간 조현병에 걸린 누나와 가족들의 모습을 기록한 후지노 토모아키 감독의 <어떻게 해야 했을까>(2026)는, 독특하게도 감독 본인이 관찰자이면서 당사자인 다큐멘터리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언급되듯 이 영화는 조현병에 대해 설명하려 하거나 이해를 구하지 않는다. 그저 동생이 조현병에 걸린 누나와 가족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촬영할 뿐이다(물론 영화에 ‘있는 그대로’라는 건 있을 수 없겠지만). 그 자신도 스크린 속에서는 적당히 방관자적 입장을 취함으로써 적극적인 해석이 개입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객석에 앉기 전까지 머릿속을 채우는 클리셰는 조현병에 걸린 누나가 가족들을 괴롭히고 앓는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그림쯤을 예측한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되면 질문이 바뀐다. 주인공인 마사코는 젊었을 때 놀랍도록 멀쩡했고 심지어 의대에 진학한 수재였다. 그런 그녀가 어쩌다 반쯤 미친 채로 집에 갇혀 지내게 된 것일까.
감금생활을 암시하는 자물쇠
표면적으로 감독이 추정하는 계기는 의대 해부 실습이다. 무엇 때문인지 해부 실습 이후 마사코는 의대 생활을 견뎌내지 못했고 이후 조현병 증상이 발현되어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은 생활을 25년이나 지속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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