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추어 갑니다: 행정소송을 기록하기 전에

by별빛바람

"본 연재물은 저자의 실제 경험과 법적 대응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된 에세이 및 실전 매뉴얼입니다. 다만, 관련자들의 개인정보 보호와 원활한 내용 전달을 위해 등장인물의 가명 처리, 직업 및 직바카라, 사건 발생 일시와 일부 정황 등은 특정할 수 없도록 각색되었음을 알립니다. 아울러 본 글은 특정 개인을 비방할 목적이 없으며, 학교폭력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어려움을 겪는 다른 학부모님들에게 공익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야기는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걸려 온 학교의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된 싸움은 생각보다 훨씬 길었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의 가해 관련 학생으로 지목된 순간부터, 우리는 아이가 하지 않은 일을 하지 않았다고 증명해야 했습니다.


학교의 조사에 대응하고, 관련 학생과 학부모들의 진술을 확인하고, CCTV를 찾아다녔습니다. 수많은 서류를 읽었고, 기억을 되짚었으며, 흩어져 있던 증거들을 하나씩 모았습니다.


그렇게 학교폭력대바카라심의위원회까지 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아이가 해당 사안과 관련이 없다는 결정을 받아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은 아니었습니다.


상대방은 교육청의 결정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을 청구했습니다.

그때부터 싸움의 방식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말과 진술의 싸움이었던 학폭위와 달리, 행정심판은 서면과 증거의 싸움이었습니다.

상대방이 제출한 방대한 서류를 읽고, 그 안에 숨겨진 모순을 찾아야 했습니다.

반박 서면을 쓰고, 다시 도착한 답변을 검토하고, 또다시 반박해야 했습니다.


교육청이 작성한 답변서의 오류까지 직접 찾아 바로잡아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법률가도 아니면서 법률 문서를 읽어야 했고, 영상 전문가도 아니면서 CCTV를 분석해야 했으며, 조사관도 아니면서 사건의 시간과 동선을 재구성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결정을 받았습니다.


행정심판에서도 우리는 다시 한번 아이의 결백을 지켜냈습니다.

하지만 이 연재의 마지막 이야기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바로 행정소송입니다.


행정소송은 지금까지 다루었던 학교폭력 심의나 행정심판과는 조금 다른 영역입니다.

행정심판까지는 한 부모의 경험과 기록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행정소송은 엄밀히 말하면 법률의 영역에 더 가까운 절차입니다.


단순히 제가 겪은 일을 시간 순서대로 적는 것만으로는 누군가에게 충분한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서류가 오갔는지, 어떤 주장이 제기되었는지, 재판 과정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했는지뿐만 아니라 관련 법령과 판례, 절차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잘못된 정보는 차라리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는 것보다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3부 행정소송 편은 바로 이어서 연재하지 않으려 합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다시 정리하고, 당시의 자료를 살펴보고, 부족한 부분을 조사하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약 3개월 정도 준비한 뒤, 마지막 3부를 시작하겠습니다.


조금 늦어지더라도 단순한 개인의 경험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상황에 놓인 누군가가 실제로 참고할 수 있는 기록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그동안 이 연재를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무겁고 불편한 이야기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학교에서는 억울하게 가해자로 지목된 아이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는 부모가 있을지 모릅니다.


그분들에게 이 기록이 아주 작은 길잡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혹시 지금 학교폭력 사안에 대응하고 계시거나, 행정심판 과정에서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로 질문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법률 전문가는 아니기에 법률적인 판단을 대신해 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겪었던 과정과 준비했던 자료,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경험에 대해서는 가능한 범위 안에서 성심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누군가의 질문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필요한 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600일의 기록을 잠시 멈춥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끝내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조금 더 도움이 되는 기록을 준비하여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마지막 3부, 행정소송 편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