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최고의 애착유형은 안정형이 아니다.
애착유형에는 안정형, 불안형, 회피형, 혼란형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적힌 순서대로
'안정형 > 불안형 > 회피형 > 혼란형'
가장 좋은 애착유형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가장 최고로 불리는 안정형과
가장 최악으로 불리는 혼란형에 대해서만 비교를 해보려고 한다.
애착유형과 개인의 성숙도는 별개의 문제라서
안정형도 '성숙한 안정형'과 '미성숙한 안정형'으로 나눌 수 있고,
혼란형 역시 '성숙한 혼란형'과 '미성숙한 혼란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안정형]의 경우 보통 좋게 평가되니 성숙한 경우를 먼저 설명하고, 미성숙한 경우를 설명해 보겠다.
성숙한 안정형의 경우,
1) 이성을 만났을 때 호감부터 시작하여 천천히 알아가는 과정을 거친 후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2) 연애 도중 갈등이 생겼을 때는 차분하게 대화로 갈등을 조정하려고 한다.
3) 연애하며 발생하는 부정적인 감정도 스스로 소화해 내지만,
상대와의 관계를 이어나갈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이별을 선택하게 된다.
반면, 미성숙한 안정형의 경우,
1) 상대에게 마음이 없어도 나를 좋다고 하면 일단 만나본다.
2) 연애 도중 갈등이 생겨 상대가 불만을 표현하면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런 거 가지고 힘들다고?'라는 식으로 상대의 아픔을 가볍게 여긴다.
3) 연인이 힘들어하든 말든 상대를 깊게 이해하지 못하여 결국 방치하게 되고 상대방을 외롭게 만들어 버린다.
[혼란형]의 경우 보통 안 좋게 평가되니 미성숙한 경우를 설명하고, 성숙한 경우를 이어서 설명해 보겠다.
미성숙한 혼란형의 경우,
1) 처음에는 불안형의 기질이 발동하여 상대와 급격하게 감정 교류를 형성하게 된다.
2) 병적 수준의 집착(불안)과 갑작스러운 잠수&차단(회피)을 무한 반복하며 상대를 피 말리게 한다.
3) 이별을 하게 되면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대에게 어떠한 형태로든 해를 입힌다.
반면, 성숙한 혼란형의 경우,
1)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사람에게 빠르게 마음을 열어서 호감 단계에 머무는 경향이 적고, 바로 좋아함으로 넘어간다.
2) 연애 도중 갈등이 생겼을 때, 이성적으로 상대를 관찰하고 기회를 주며 관계의 개선 여지가 있는지, 상대가 나와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인지 충분히 확인한다.
3) 그 결과 상대가 갱생 불가라고 판단되면, 미련 없이 바로 끊어낸다.
이렇듯 성숙하다는 가정하에는 안정형과 혼란형의 연애 과정에서의 큰 차이는 없고, 첫 만남에서 얼마나 마음을 쉽게 여는지에 대한 부분만 다르다. 그리고 성숙한 혼란형이라고 해서 애착유형이 안정형으로 바뀌는 건 아니다. 애착 검사는 위험이나 갈등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느끼는 불안과 회피의 수치를 측정하기 때문에, 아무리 이성적으로 성숙하게 자신을 통제한다고 해도 내면의 원초적 반응은 여전히 혼란형으로 측정될 수 있다.
애착유형은 스스로 다스려 나아가는 방향성과 난이도의 차이가 있을 뿐, 잘 다스린다는 가정하에는 오히려 '성숙한 안정형'보다 '성숙한 혼란형'이 가장 이상적인 인간상 중 하나로 볼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안정형의 경우 그저 무던하기만 하기 때문에 상황을 예리하게 파악하지 못하지만 혼란형은 상대의 결함이나 위험을 남들보다 훨씬 깊고 예리하게 읽어내면서도, 성숙하게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라면 갈등 상황에서 폭주하지 않고 상대에게 헌신하고 기회를 줄 줄 알며, 이별 단계에서도 자신을 지킬 줄 알고 상대방에게 해코지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곰처럼 덤덤하게 연인을 품어주는 사람이 '성숙한 안정형'이라면,
섬세함이라는 강점을 활용하면서도 연인을 안정적으로 품어주는 이들이 바로, '성숙한 혼란형'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식으로 불안정 애착을 잘 다스리는 경우를 '획득된 안정형'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