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전략은 진입 조건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진입·손절·익절·포지션 크기가 하나의 구조가 되어야 했다

by포스포르

트레이딩을 공부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쓴 부분을 돌아보면 역시 진입이었다. 어떤 조건에서 들어가야 승률이 높은지, 어느 지표를 함께 보면 잘못된 신호를 줄일 수 있는지, 돌파에서 들어갈지 눌림을 기다릴지 같은 문제에 관심이 쏠렸다. 좋은 진입점을 찾으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새로운 매매법을 접할 때도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진입 조건이었다. 차트에 화살표가 찍히는 위치가 얼마나 정확한지, 과거 고점과 저점을 얼마나 잘 잡았는지가 전략의 수준을 판단하는 기준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제 거래를 오래 하다 보니 진입은 하나의 전략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이 강해졌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방향으로 진입한 두 사람이 전혀 다른 결과를 얻는 경우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작은 손실로 끝내고 다른 사람은 큰 손실을 입는다. 똑같이 수익권에 들어가도 누군가는 목표가에서 정리하고, 누군가는 너무 빨리 팔거나 끝까지 들고 있다가 수익을 대부분 반납한다. 결국 진입 신호 하나만 같다고 해서 같은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예를 들어 중요한 지지를 확인하고 롱에 진입했다고 해보자. 여기까지는 두 트레이더의 판단이 같다. 그러나 첫 번째 사람은 지지가 완전히 무너지면 손절하고, 계좌의 1%만 잃도록 포지션을 계산하며, 첫 번째 저항에서 일부를 익절한 뒤 나머지를 추세에 맡긴다. 두 번째 사람은 같은 자리에서 들어갔지만 손절 가격을 정하지 않고, 생각보다 많이 내려오면 추가 매수를 하며, 수익이 조금만 나면 전량 청산한다. 둘은 똑같은 진입 기법을 사용했지만 실제로 운용하는 전략은 거의 다른 전략에 가깝다.


이 차이를 알게 된 뒤부터 전략이라는 말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됐다. 전략은 ‘어디에서 들어갈 것인가’를 설명하는 규칙이 아니라 하나의 거래가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정해놓은 구조에 가까웠다. 무엇을 거래할 것인지, 어떤 시장 환경에서 진입할 것인지, 내 판단이 틀렸다고 인정할 위치는 어디인지, 한 번에 얼마를 위험에 노출할 것인지, 수익이 나면 어떤 방식으로 청산할 것인지까지 연결되어 있어야 했다.


진입 조건만 놓고 보면 매우 훌륭해 보이는 전략도 이 구조가 빠져 있으면 실제로 사용하기 어렵다. “중요한 지지에서 반등하면 매수한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지지를 중요한 지지로 볼 것인지, 반등을 어느 정도 확인한 뒤 들어갈 것인지, 지지 아래로 얼마나 내려가면 실패한 것으로 볼 것인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손절폭이 정해졌다면 포지션 크기를 계산해야 한다. 진입 후 가격이 올라갔을 때 어디에서 일부 수익을 확보할지, 추세가 강하면 어느 정도까지 보유할지까지 정해야 비로소 실제 돈을 걸 수 있는 전략이 된다.


이 과정에서 나는 좋은 전략이 반드시 복잡할 필요는 없다는 것도 알게 됐다. 오히려 진입 조건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들수록 실제 매매에서 판단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았다. 상승 추세에서 중요한 지지까지 눌림이 나오고, 그곳에서 실제로 반응이 확인되면 진입한다. 지지가 무너지면 손절하고, 다음 저항에서 일부를 정리한 뒤 추세가 이어지면 나머지를 가져간다. 이렇게 적으면 지나치게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포지션 사이징과 리스크 관리까지 포함하면 이미 하나의 완전한 거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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