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나답게 살고 싶어서 : 달라질 결심

byPearl K

카드회사에서의 매일은 그저 기계적으로 해야 할 일을 반복하는 하루하루였다. 하루에 140 콜씩 받으며 끝없이 목이 쉬어라 말을 했다.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할 생각이 없는 고객들,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욕하는 진상 고객들, 예민해져 상담원들에게 짜증을 내는 채권팀을 자꾸 상대하다 보니 마음은 점점 지쳐갔다.


그러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하게 대학교 동기에게 연락이 왔다. 자신이 일하는 연구소 자료실에서 프로젝트 팀원을 뽑는다는 소식이었다. 7개월짜리 프로젝트였지만 혹시 관심 있으면 말해 달라는 친구의 말에 당연히 가겠다고 했다. 그렇게 입사한 지 두 달 반 만에 카드회사를 관두게 되었다.


연구소는 대전에 있었고, 급히 내려가야 했기에 머물 곳이 없어서 친구 집에서 잠시 같이 지내기로 했다. 전공과 관련된 일을 찾았다는 사실이 무척 기뻤다. 맡게 된 일은 '원자력 이미지 데이터베이스 구축 프로젝트'였다. 그때는 인터넷이 막 활성화되던 시기라 기관마다 홈페이지를 구축하느라 모두가 분주했다.


그 후로 원자력 연구소에서 7개월, 정부 대전청사에서 정부자료 디지털화 작업 4개월, 과학 학술 데이터베이스 구축 5개월, 다시 서울로 올라와 대법원 자료 데이터베이스 구축 3개월 반을 일했지만 머릿속엔 끊임없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맴돌았다. 특히 마지막 회사에서는 3개월 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일하다가 카드가 펑크 났고, 회사가 망하면서 결국 노동청에 신고하여 겨우 미지급된 월급을 그나마 85%만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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