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회사 대회의실은 경수의 입사 20주년을 축하하는 훈훈한 열기와 우렁찬 박수 소리로 가득했다. 반짝이는 기념패를 든 그의 옆에는, 아내 화숙이 감격스러운 듯 눈가를 붉히고 있었다. 이제는 많이 자란 세 아이도 부모의 자랑스러운 순간을 함께하며 환히 웃었다. 20년 동안 성실하게 일했던 아빠를 모두가 축하해 주는 모습을 보며 나는 아빠가 정말 존경스럽고 대단하게 느껴졌다. “주임님, 진짜 고생하셨습니다.” 여러 부하 직원들의 축하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수는 지난 세월의 무게와 그 모든 시간을 견뎌 얻은 단단한 온기를 고스란히 느끼고 있었다.
벅찬 감동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그때였다. 문득, 경수의 가슴속에는 지금 이 빛나는 순간만큼이나 선명한, 이름 없이 지나간 수많던 계절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났다. 그의 시선은 20년 전의 그날로, 기계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군에 입대했던 스물다섯 경수의 삶으로 향했다. 당시 그의 눈빛은 지금처럼 편안하지 않았고, 앞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함께 삶의 길을 찾지 못하는 막막함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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