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가 안 간대, 웃기지도 않대
얘들아 얘들아, 내가 요즘 깊생해 봤는데 아무래도 나는 1에서 100이 되는 것보다 0에서 1이 되는 게 더 큰 일인 것 같아. 오랜만에 와서 갑자기 무슨 Psycho 같은 소리냐구? 아마 다들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몰라. 나는 덕후인데 너네는 아니니까. 그리고 내가 원래 이런 설명에 좀 약해. 나한테는 너무 당연한 걸 설명하려다 보면 언제나 말이 길어진다니까.
예를 들면 이런 거야. 좋아하는 노래를 100번 더 듣는 건 별로 어렵지 않지. 그런데 아무 관심도 없던 노래를 처음 들어보는 건 어렵지 않아? 그거랑 비슷해. 같은 콘서트를 몇 번 가는 것보다 처음 가고 싶다고 마음먹는 것이 어렵고, 이미 사랑하는 사람을 계속 사랑하는 것보다 사랑을 처음 시작하는 것이 어렵지. 나는 덕질도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없던 0이 1로 바뀌는 순간이 참 소중하다고 생각해. 근데 나는 늘 거기서 욕심이 나더라고. 나는 이렇게 만들어진 내 1, 내 일을 더 키우고 싶었어. 1을 10으로, 10을 100으로.
나는 내일을 마냥 기다릴 수 있는 성격은 못 되더라. 그래서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벌이기로 했어. 하루에 하나씩 1을 더하는 거야. 컴백 소식을 기다리는 매일, 그러면서 예전 콘텐츠를 찾아보는 매 일. 솔로 활동을 시작한 멤버들의 전시회에 다녀오는 일과 콘서트에 가는 일. 이 모든 이야기를 글로 쓰는 일. 누군가는 별일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부지런히 더하다 보면 나의 1은 언젠가 100이 되지 않을까? 나는 이런 일들이 모여 결국 일을 낼 거라 믿거든.
ㅋㅋㅋ누가 그렇게 진지하게 아이돌 덕질을 하냐? 진짜 웃겨ㅋㅋ 아니. 사실 나는 한 개도 안 웃겨ㅠㅜ 나 지금 올여름 (경) #레드벨벳완전체컴백 (축) 얘기하는 거란 말이야. 나는 이 100을 만들기 위해 매일 조금씩 구체적으로 일을 꾸몄어. 레드벨벳을 지금보다 더 많이 보고 싶었거든. 이번엔 앨범 스트리밍은 물론, 음악 방송 시청자 위원도 신청했어. 레드벨벳의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나 같은 러비도 레드벨벳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더 생기지 않을까. 아주 이기적으로 생각한 거지.
이래서 벌받는 걸까. 아니면 무슨 운명의 장난인 걸까. 간절하게 티켓팅날 어떤 시험에도 들지 않게 해 주십사 바랐는데 내 일은 기어코 나를 회사에 데려다 놓았어. 레드벨벳이 2년 만에 콘서트를 하는데, 하필 그날 핸드폰으로 티켓팅을 해야 하는 거야. 작은 화면으로 보니까 남은 좌석이 포도알은커녕 포도씨처럼 보이더라ㅎㅎ 근데 그걸 내가 해냄ㄷㄷㄷ 나는 그 포도씨..밭에서 내 자리를 겨우 3일 모두 구했어. 행복하더라. 이번 주말에 고려대 화정체육관 레드벨벳 콘서트에서 지붕 잡고 #김만봉 두 개 흔드는 사람을 보게 된다면 그거 나 맞아. 우리 만나면 인사하자^^
2026년 8월 1일. 오늘은 레드벨벳의 데뷔 12주년 기념일이야. 다음 주에는 새 여름 미니 앨범 타이틀곡, <Surfin' Boy>가 나온대. 이번에도 나에게 또 새로운 일(1)이 생길 것 같지? 그래서 나는 더 해보려고 해. 더해볼게. 내가 자꾸 말이 길어진다. 그냥 내가 너무 좋아해. 한마디면 될걸. 다들 레드벨벳 컴백하면 많이 들어(줘)! 그리고 자주 보지 못하는 데도 언제나 내 얘기 들어줘서, 지켜봐 줘서, 같이 축하해 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