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우리, 필리핀 어학연수 떠나다
필리핀 북부, 해발 1470m에 위치한 상업과 교육의 중심지 바기오. 필리핀의 여름 수도라 불리는 이곳은 선선한 날씨로 유명하고, 어학연수지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꿈에서나 생각한 어학연수를 남편과 한 달 뒤 떠난다. 9월 입학허가서를 받고 나니 실감이 좀 난다.
어학연수라고 하면 흔히 20~30대 혹은 어린 자녀부터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자식이 아닌 자신부터. 너희들이 아닌 나이 든 우리부터 잘 먹고 잘 사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왜냐고? 아이들에게는 아직 살아갈 날이 많지만, 우리에게는 지금이 아니면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니까(ㅎㅎ)
마흔일곱, 남편은 오십 초반이다. 이 나이게 한 달이나 되는 어학연수를 계획하는 게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무엇보다 '돈'이 문제였다.
'가서 잘 버틸 수 있을까?'
'그동안 아이들은 어쩌지?'
'만만찮은 비용은 어쩐담?'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벽은 '자기 의심'이었다. 사실 이 모든 이야기는 작년부터 새벽 6시에 듣는 성인 파닉스 수업이 시작인듯 싶다. 자세한 이야기는 앞으로 풀기로...
살면서 딱 한번 유학을 바랐던 적이 있더랬다. 삼십 대 초였다. 일본계 합작회사를 다니던 나는 승진을 위해 어학자격증이 필요했다. 회사 특성이 아니더라도 퇴근 후 일본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보던 나였으니 관심사는 자연스레 일본어였다.
승진 때문에 시도했으나 막상 일본어 자격증을 따고 나니 어찌나 현지에 가서 살아보고 싶던지. 그것이 딱 한번 꿈꿔본 타국살이에 대한 나의 로망이다.
여기서 잠깐! 짧게 남편을 소개하자면.
그는 남들처럼 20대에 필리핀 어학연수를 꿈꿨더랬다.('간절했어'라고 말은 하지만, 남편의 성향상 안 되는 현실 앞에서 바로 마음을 접었을 거라 짐작한다.)
수십 년 온라인 게임 생활동안 남편은 퇴근 후 나름 영어 공부를 해온 사람이지만, 온라인 게임 내 통역사가 있는 환경이었기에 작정하고 배울 필요를 못 느끼며 살았다.
이런 우리가 20대, 30대도 아닌 중년의 나이에 필리핀 단기 어학연수를 갑자기 결심하게 된 것이다. 떠나기까지는 아직 한 달의 시간이 남았다. 왜 우리 부부는 바기오를 선택했는지? 등등 우리처럼 중년에 어학연수를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준비과정부터 한 달 생활을 차곡차곡 담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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