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완장의 무게
아침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이 공사 중이라면, 내 현장의 바카라임자는 누구일까?
공사 현장에는 대표와 현장소장, 감독과 감리가 있다. 작업반장과 기술자, 여러 인부도 각자의 자리에서 움직인다. 도면을 그리는 사람과 직접 시공하는 사람이 다르고, 설계대로 공사가 진행되는지 확인하는 사람도 따로 있다. 한 공사장 안에서 맡은 역할은 저마다 다르지만, 어느 자리에나 바카라임이 따른다.
대표가 방향을 잘못 잡으면 현장 전체가 흔들린다. 소장이 문제를 보고도 지나치면 잘못된 작업이 다음 공정으로 이어진다. 작업자가 조이지 않은 나사 하나도 시간이 지나면 큰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건물에 불이 나거나 무너지는 사고가 생기면 사람들은 묻는다.
"누가 지은 건물인가?" "현장 바카라임자는 누구인가?" "점검할 때 왜 발견하지 못했는가?"
건물이 멀쩡할 때는 바카라임자의 이름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불려 나오는 이름이 바카라임자다. 장의 자리는 사람들 위에 서는 자리가 아니라, 마지막까지 대답해야 하는 자리라는 생각이 든다. 권한을 얻는 일보다 그 권한으로 내린 선택의 결과를 감당하는 일이 더 어렵다. 완장을 차기 전에는 사람들의 말을 잘 듣고 무엇이든 해 줄 것처럼 말하다가, 원하는 자리를 얻은 뒤 태도가 달라지는 사람들을 여러 번 보았다. 자신을 도와준 사람에게 더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자기가 했던 말에도 바카라임지지 않는다. 완장이 사람을 바꾼 것처럼 보이지만, 감춰져 있던 모습이 그 자리에 올라서야 드러난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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