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는 가볍고 지출은 무겁다

by도르가


8화 결제는 가볍고 지출은 무겁다



예전에는 물건을 사려면 지갑부터 열었다. 현금을 꺼내 지폐를 세고, 거스름돈을 받아 다시 지갑에 넣었다. 돈을 쓰는 과정이 눈에 보이던 때였다. 지갑이 얇아지면 그날 얼마를 썼는지 대략 알 수 있었고, 남은 돈을 보며 소비를 조절하기도 했다. 신용카드가 나오면서 결제하는 모습이 달라졌다. 물건을 먼저 사고 돈은 한 달 뒤에 냈다. 카드 명세서를 받아보면 내가 사용한 돈인데도 깜짝 놀랄 때가 많았다.


‘세상에! 무슨 돈을 이렇게 많이 쓴 거지?’


요즘은 현금을 꺼낼 일이 더 줄었다. 카드마저 휴대전화 안으로 들어갔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서너 장을 간편결제 서비스에 등록해두고 필요할 때 골라 쓴다. 가방도, 카드지갑도 필요 없다. 휴대전화 하나만 있으면 결제부터 은행 업무까지 해결되는 세상이 되었다. 필요한 물건을 사러 매장에 가서 휴대전화를 결제 단말기에 갖다 대면 몇 초 만에 결제가 끝난다. 한편으로는 ‘참 좋은 세상이다’ 싶지만, 모든 과정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보면 무섭고 답답할 때도 있다. 편리함을 따라가려면 새로운 방식을 계속 배워야 하고, 내가 무엇을 선택했는지 생각할 틈도 점점 짧아진다.



휴대전화 하나로 큰 금액과 작은 금액을 구분하지 않고 결제할 수 있다. 특히 몇천 원이나 몇만 원 안팎의 금액을 쓸 때는 돈을 썼다는 느낌이 크지 않다. 한 번의 금액이 부담스럽지 않으니 쉽게 결제한다. 문제는 그 ‘한 번’이 여러 번 반복된다는 데 있다. 체크카드는 결제할 때마다 통장에서 바로 돈이 빠져나간다. 폰으로 지출 내역을 확인해 보면 소소한 씀씀이가 줄줄이 이어져 있다. 한 번씩은 작은 금액이었는데 모아놓고 보면 결코 작지 않다. 통장은 어느새 ‘텅장’이 되어 있고,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든다.



그래서 ‘결제는 가볍고 지출은 무겁다’는 말의 뜻을 뒤늦게 실감한다. 결제하는 순간은 너무 간단하지만, 그 결과까지 가벼운 것은 아니다. 몇 초 만에 끝난 행동이 한 달 동안 사용할 생활비를 줄여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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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길,천천히 그 길을 오늘도 가고 있습니다.* 마지막 봄편지 아빠에게 드립니다. *나는 온라인카지노 작가가 되었다. *엄마가 딸에게 쓰는 마음여행 / 3권의 전자바카라 출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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