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돈보다 먼저 내 마음의 계산서를 읽다
한 달에 한 번 카드 명세서가 날아온다. 날짜와 사용처, 금액이 한 줄씩 적힌 명세서에는 기억나지 않는 결제도 있고, 그때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면 굳이 사지 않아도 됐을 물건도 있다. 돈을 쓰고 나면 기록이 남는다. 그런데 사람에게 내어준 시간과 마음에는 명세서가 없다.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느라 내 일상을 미뤄두기도 하고,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말을 삼키기도 한다. 마음은 많이 불편한데 안부를 묻는 말에 괜찮다고 대답한 순간도 있다.
오늘 아침 일찍 갯골생태공원에 다녀왔다.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라는 걸 최근에 알게 되어 되도록 자주 가려고 한다. 염전도 있고 수영장도 있고 텐트를 치고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캠핑장도 있다. 워낙 공원이 커서 그런지 그곳에 가면 마음이 시원해진다. 날씨가 무더웠다. 음료와 사과 한 개, 삶은 계란과 바카라 두 권을 챙겨 갔다. 공원을 한 바퀴 도는데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송이송이 어쩜 그렇게 색색으로 피었는지 가까이 대고 연신 폰 카메라를 눌러댔다.
돌아오는 길, 주차 관리를 하시는 분들이 뙤약볕 아래에서 주차봉을 흔들고 계셨다. 마침 차 안에 생수가 있었다. "공원에서 잘 쉬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뭘 드리고 싶은데 생수가 많이 있어요. 몇 병 드려도 괜찮을까요?" 너무 좋다고 하셨다. 받아주시는 마음도 감사했고, 나눈 내 마음도 기분이 좋았다.
마가복음 9장 41절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