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알고리즘에게 뺏긴 편집권, 어찌 환수하나?

인공지능, 모바일, 포털, 플랫폼, 저널리즘, 기레기, 공영언론

by오태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라는 경제학의 고전 명제인 '그레셤의 법칙'은 오늘날 한국 언론 생태계에도 뼈아프게 적용되고 있다.




『AI 시대, 나쁜 뉴스 몰아내기』(틔움, 이우탁·김경태 지음, 2026년 7월)의 두 저자는 가짜 뉴스와 나쁜 뉴스가 범람하고, 신뢰할 수 있는 좋은 뉴스가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는 작금의 미디어 현실을 통탄한다. 이 바카라의 흥미로운 점은 언론계에 그레셤의 법칙이 작동되고 있는 원인을, 과거와는 다른 각도에서 진단하고 있다는 데 있다. 즉, 기자의 자질보다는 디지털 기술 발달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들은 디지털 시대를 맞아 언론사들이 어떤 뉴스가 슬롯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지 경중을 가리는 '편집권'을 뉴스 유통 세력인 포털과 플랫폼에 싼값에 통째로 넘긴 것을 가장 치명적인 이유로 지목한다. 한마디로, 언론사들이 당장 몇 푼 더 벌겠다는 생각으로 저널리즘의 영혼이자 핵심인 편집권까지 포털과 플랫폼에 통째로 양도해버린 실수가 한국 언론을 '쓰레기 언론'으로 전락시킨 결정적인 패착이라는 얘기다.




이들은 2000년 이후 한국 언론이 세 차례의 거대한 변혁기마다 이런 치명적인 실수를 되풀이해왔다고 본다. 첫 번째, 2002년 포털 중심의 개인용 컴퓨터(PC) 기반 디지털 뉴스 서비스가 확립될 때 주도권을 빼앗기는 일이 처음 벌어졌다. 두 번째, 2012년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뉴스 서비스가 본격화될 때도 과거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 없이 편집권을 회수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세 번째, 2016년 유튜브를 필두로 한 동영상이 뉴스 유통을 장악할 때에도 언론계는 속수무바카라으로 그 소용돌이에 더욱 빨리 휩쓸려 들어갔다. 이러한 세 차례에 걸친 종속 심화의 결과, 클릭 수와 시청 시간을 극대화하려는 '상업적 알고리즘'이 뉴스 시장을 완전히 지배하게 되었고 가짜 뉴스와 나쁜 뉴스가 슬롯 병리 현상으로까지 확산되었다는 게, 저자들의 통렬한 진단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오태규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오태규의 온라인카지노입니다. 한겨레신문에서 도쿄특파원과 논설위원실장 지냄. 관훈클럽 총무, 위안부 합의 검토TF 위원장, 오사카총영사를 역임. 1인 독립 저널리스트. 외교 평론가.

170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3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51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작가의 이전글명언: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