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이야기 속에서 다시 만나는 인간의 삶 80
당나귀와 개, 고양이와 수탉은 더 이상 쓸모가 없다는 이유로 버려지거나 죽임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 네 동물은 각자 살던 곳을 떠나 브레멘으로 가기로 하고 길을 나선다. 가는 도중 숲속의 집에서 도둑들이 잔치를 벌이는 모습을 발견한 동물들은 서로의 몸을 포개고 소리를 내어 도둑들을 쫓아낸다. 도둑들이 돌아오지 못하게 된 집에서 동물들은 머물기로 한다. 브레멘에 도착해 음악가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들려주지 않는다. 동물들은 목적지에 이르기 전에 살 곳을 얻었고, 이야기는 그 집에 머무는 장면에서 끝난다.
집을 얻으면 당장 해결해야 할 걱정이 줄어든다. 비와 추위를 피할 수 있고, 먹을 것을 구하러 나갔다가 돌아와 쉴 곳도 생긴다. 길 위에서는 서로의 뒤를 따라가면 되었지만, 한곳에 머물기 시작하면 생활을 꾸리는 일이 남는다. 먹이를 어디에 둘지, 잠자리를 어떻게 나눌지, 집을 누가 돌볼지 정해야 한다. 도둑들을 함께 쫓아낸 네 동물에게는 이제 그 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일이 남아 있다.
네 동물은 몸집도 다르고 생활 방식도 다르다. 당나귀는 몸이 크고 힘이 세지만, 고양이처럼 좁은 틈을 자유롭게 오가지는 못한다. 개는 낯선 냄새와 소리에 민감하고, 고양이는 높은 곳에 오르거나 몸을 숨길 수 있다. 수탉은 새벽을 알리는 데 익숙하지만 다른 동물들과 같은 방식으로 먹이를 구하지는 않는다. 함께 산다고 해서 모두에게 같은 일을 맡길 수는 없다. 각자의 능력에 맞게 일을 나누는 편이 자연스럽지만, 어떤 일을 누가 맡을지 정하는 것부터 서로의 생활을 맞추는 과정이 된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